야구장을 가 본지가 꽤나 오래되었다. 토요일 오호 5시에 시작하는 한화와 LG의 경기를 보러 아들과 함께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았다.
승리의 맛을 볼 수 있을까,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야구장
야구장 주변에 공사중으로 주차공간이 많지 않아 일찍 도착했다. 경기를 시작하려면, 1시간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현재 한화는 10위, LG는 1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꼴찌의 반란이 일어나기를 희망하며, 야구장 안으로 들어섰다.
주말 홈경기다. 비록 10위를 달리고 있지만, 많은 야구팬들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입장하여 한화이글스 로고가 있는 곳에서 티켓을 담았다.
아, 옛날이여 1999 코리아시리즈 우승
복도에는 여러 음식을 파는 곳도 있다. 음식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 앞쪽 벽에는 한화이글스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중 한 장의 사진이다. 99번 류현진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류현진 선수가 나오기만 하면, 좀 편안하게 경기를 봤었다. 한화이글스에 이런 때도 있었는데. 그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가수 이선희 "아, 옛날이여" 노래가 떠오른다.
이젠 내 곁을 떠나간 아쉬운 그대이기에
마음속의 그대를 못 잊어 그려본다.
달빛 물든 속삭임 별빛 속의 그 밀어
안개처럼 밀려와 파도처럼 꺼져간다.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그날이여
한화이글스파크 한 바퀴
1시간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오늘 자리는 외야석 맨 윗줄이다. 잠시 앉았다가 야구장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1루, 본부석을 지나 3루석 2층까지 야구장 모습을 살펴봤다.
경기장 안에서는 LG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외야에서는 스트레칭, 내야에서는 타격 훈련 중이다. 외야 방향으로 홈런이 여러 개 이어지고 있다. 야구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갈 때마다, 경고를 알리는 호각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3루석에 있는 2층까지 돌아보고 예약된 외야석으로 돌아왔다. 복도 통로를 지날 때마다,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했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경기 중에 돌아다니기는 불편할 것 같아서 경기 전에 저녁 겸 치킨을 맛있게 먹었다. 비었던 좌석은 서서히 차기 시작한다. 가족단위로 야구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어린아이들은 소풍 온 기분으로 마음이 들떠 있는 것 같다. 야구장은 경기도 경기지만, 가족과 연인끼리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다.
드디어 경시 시작, '아, 속 터진다'
LG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3루 LG 응원석이 들썩이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신바람이 날만하다. 아, 그런데 1회부터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한화 선발 남지민 선수, 무사 만루이다. '아, 답답하다.'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도 남지민 선수 잘 버티고 있다. 6회까지 2점으로 막았으니, 잘 던진 셈이다. 공 하나하나 던질 때마다 편안하게 보기 어려운 상황이 연속되었다.
1회부터 9회까지 이어지는 야구경기에서 2-3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점수를 내야지, 그렇지 못하면, 경기에 질 수밖에 없다. 실책은 치명적이다.
타격은 어떤가. 한화이글스에게 2번 정도 기회가 있었다. 모두 빈타다. '아, 속 터진다'. 선수 본인은 오죽하겠는가. 선수는 더 답답하고 속이 터질 것이다. 모두 슬럼프를 잘 이겨내야 하는데, 길어지고 있은 것 같아 더 안타까운 마음이다.
1루 한화이글스 응원석은 물론이고 야외석에서도 응원의 목소리는 계속 높아간다. 가끔 답답하다는 탄식의 목소리도 들린다. 9회까지 멋진 경기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희망의 구장, 2025년 베이스볼드림파크
게임 시작 전, 경기장을 돌아볼 때 3루석에서 본 것이 있었다. 2025년 3월 공사 완료 예정인 베이스볼드림파크 공사장이다. 대전 한밭종합경기장을 허물고 새로운 야구경기장을 건립하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현재 야구장보다 규모가 훨씬 커 보인다.
한 유명한 건축가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이 집을 짓지만 그 집은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수년간 경기 결과가 좋지 않다. 어떻게 보면, 실패가 거듭되는 장소가 이곳이다. 선수들과 관객들에게 승리의 기억이 많지 않은 장소이다.
하나의 구실을 찾아본다면,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환경을 바꿔줘야 한다. 그곳이 2년 후 경기를 시작할 수 있는 베이스볼드림파크이다. 2년 후에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경기장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아, 옛날이여, 1999. 다시 올 수 있다, 그날이여." 그렇게 되리라 기대하며, 한화이글스 야구 선수, 야구팬들은 2년을 잘 이겨내야 한다. 아직 2023년 프로야구 경기가 많이 남았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곳이다. 이제 올라가는 길밖에 없다.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승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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