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산림욕장 숲 길 산책
- 위치 : 대전 유성구 성북로 463
- 편의시설 : 숲 속의 문고, 화장실 등
- 야영장 공사 중으로 통제
성북동 새뜸마을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산림욕장은 방동저수지에서 서북쪽으로 3.9㎞ 정도 떨어져 있다. 1995년부터 조성을 시작하여 1996년 4월에 문을 열었으며,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시내버스 이용 시 : 41번
- 08:30 대전서남부터미널 대전숲체원행 출발
- 09:12 성북동산림욕장 도착
- 12:55 대전숲체원 대전서남부터미널행 출발
- 13:05 성북2통둥구나무 버스정류장 탑승
이동경로
- 산림욕장→백운사→산림욕장→임도→삼거리(성북로 281번길)→성북2통 둥구나무버스정류장
- 산림욕장~백운사 : 편도 1.7㎞
- 산림욕장~임도 끝지점 삼거리 : 편도 2.9㎞
터미널 버스정류장을 출발한 41번 시내버스는 42분 후에 성북동 산림욕장에 도착했다.
버스에 탔던 손님들은 이전에 모두 내리고 산림욕장에서 내린 사람은 동행하고 있는 친구와 둘만 남았다.
가지 않은 길, 백운사 골짜기
산림욕장을 돌아나간 버스는 다시 국립숲체원 종점으로 출발했다. 주차장 여유공간은 넉넉하다.
백운산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은 공사 중으로 통제하고 있다. 야영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산림욕장을 찾을 것 같다.
오늘은 산림욕장을 출발하여 백운산 아래 골짜기에 있는 백운사까기 갔다가 돌아나오려고 한다. 그리고 왼쪽 임도를 이어 걸어 성북2통 둥구나무버스정류장까지 걸을 생각이다.
백운사까지 넓은 임도이다. 경사진 곳은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고 곧 흙길 이어진다.
성북동산림욕장을 몇 번 지나쳤는데,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처음 걸어본다. 가지 않은 길이다.
주변은 온통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울창하다.
보이는 것은 나무 뿐이다. 숲 속으로 들어간다.
주말농장을 하려고 만든 넓은 공터에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채송화와 봉선화도 활짝 폈다. 깊은 산속에서 만난 코스모스가 색다르게 보인다.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백운사 입구에 도착했다. 우뚝 솟은 나무들이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더 깊은 곳에 있는지 대웅전 모습을 못 보고 출발지점으로 발걸음 옮긴다.
양지바른 언덕에 노란 씀바귀꽃 폈다. 다른 친구들의 방해를 전혀 받지 않은 듯 주변을 넓게 차지했다.
다시 출발지점인 산림욕장으로 되돌아왔다.
새로운 출발을 하기 전 주차장 위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는 시간도 그에 못지 않게 소중한 일이다.
울창한 숲길을 걸어 본 사람은 안다
정자에서 왼쪽 방향으로 이어진 길 따라 걷는다.
방금 전 걸은 백운사 골짜기처럼 울창한 숲길이다.
숲 속 길을 걸으면서 반기룡 시인의 '숲'이라는 시를 떠올려본다.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훤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고
가려울 때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함께 뒹구는 것이다
조용한 숲 속에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을 것이다. 강한 비바람에도 지금까지 잘 지내왔다.
뜨거운 햇빛에서도 서로를 지지하며 의지해왔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사람 또한 그렇게 살아가야 하지 아니한가.
숲과 친구가 되려면 바라보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바라보기 시작하면 나뭇잎과 가지, 기둥이 보인다. 서로 얽혀있는 숲이 보인다.
바람에 나뭇잎 하나만 흔들리지 않는다. 하나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두 개, 세 개... 모두 흔들린다. 나뭇가지가 모두 흔들린다. 숲이 흔들린다. 모두 하나 되어 같이 흔들린다.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강한 비바람과 폭우가 내릴 수도 있다. 그때 숲 속의 나무들은 함께 비를 맞고 함께 흔들리고 같이 살아갈 것이다.
유일하게 하늘이 보이는 조망지점이 있다. 멀리 대전둘레산길10구간 산장산 능선 길에 하얀 구름 흘러간다.
세동과 성북동을 오가는 고갯길에서 임도는 끝이 난다.
그 길을 따라 성북2통 둥구나무버스정류장 방향으로 걷는다.
넓은 들판에서 잘 자라고 있는 벼도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길가 농장에 블루베리도 진한 보랏빛으로 익어간다.
작은 틈으로 축사를 들여다보는데, 누워있던 소가 벌떡 일어나 힘을 자랑하는 듯하다.
양쪽으로 곧게 솟은 뿔에서 당당한 기세가 느껴진다.
성북천 위로 멀리 금수봉이다.
백운봉과 금수봉을 출발한 물줄기는 방동저수지에서 힘을 합했다.
저수지에 물이 가득하려면 이번 장마에 충분한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성북2통둥구나무 버스정류장에서 41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눈앞에는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은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시원한 바람과 그늘을 만들어준다.
산책하기 좋은 숲길, 산책하기 편한 숲길, 성북동산림욕장에서 나무들과 동행하며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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