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엑스포시민광장을 사이에 두고 한밭수목원은 동원과 서원으로 사이좋게 자리 잡고 있다. 모양과 크기도 거의 비슷하고 좌우대칭으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분위기만큼은 서로 다르게 다가온다. 동원은 계절마다 많은 꽃들로 화려함을 자랑한다. 반면 서원은 꽃보다는 울창한 숲이 조성되었다.
엑스포시민광장으로 들어서는 왼쪽 산책로 울타리에 장미꽃 나란히 줄지어 활짝 피었다.
장미꽃과 눈맞추면서 한밭수목원 서원으로 들어섰다.
대나무 명상의 숲
하늘을 가리던 구름이 잠시 자리를 양보했나 보다. 마음을 조금 열고 좁은 공간 만들어 파란 하늘 모습 드러냈다. 검은 구름이어서 일까. 하늘은 더 파랗게 보인다.
광장처럼 넓은 공간 두 느티나무 사이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의자 놓였다. 빈 의자가 허전하기보다는 넉넉하게 여유 있는 모습이다.
넓은 광장을 지나 천천히 걷다 보면, 또 다른 숲이 기다리고 있다.
대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명상의 숲이다. 입구에 서 있는 안내판은 <명상의 숲>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명상의 숲, Mediation Forest / 瞑想之林
명상은 알맞은 호흡을 토대로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심신의 안정을 찾아줌으로써 신경성 긴장과 정신적 불안 등을 해소해 준다.
현대 도시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스트레스 질환과 불안감, 우울증, 혈압과 관련된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숲은 자연의 소리와 식물이 발산하는 방향성 물질 등이 사람의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며 생체리듬을 되찾게 해 준다.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오감을 통해 자연과 하나 됨을 느껴보세요.
우뚝 솟은 대나무 하나하나와 눈 맞추며 명상의 숲에 빠져 들어간다.
바짝 붙어있는 대나무들은 서로 사이가 좋은가 보다. 오랫동안 양손을 잡고 서 있었을 텐데, 불편한 기색 없이 꼿꼿하게 서 있다.
대나무 사이로 그 어떤 것도 끼어들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대나무들은 서로 떼어놓을래야 떼어놓을 수도 없다. 그런데도 그 사이를 지나는 것들이 있다.
어디서 불어오는 걸까. 스쳐가는 바람의 장단에 맞춰 대나무는 유연하게 흔들거리기 시작한다. 기다란 몸 전체를 휘젓기도 하다가 살랑살랑 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춤추는 것만이 아니다. 큰 소리까지 낸다. 비좁은 대나무 사이로 여유 있게 지나가는 바람소리다. 바람은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가왕 조용필 님은 '바람의 노래'를 노래했다. 한밭수목원 서원 명상의 숲에 바람이 스쳐간다. 넓은 길은 넓은 대로 좁은 틈은 틈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의 노래가 들려온다.
여러 번의 실패로 괴로워하는 시간이 있었다. 해결되지 않은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젠 그 모든 것이 삶의 과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음을 이해한다. 이제 그것조차도 사랑하며 동행해야 한다는 것을 보게 된다.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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