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꽤나 많이 내리던 지난 어린이날 이른 아침 장미원을 왔었다.
그날은 우산을 받쳐 들고 인적이 거의 없는 길을 여유 있게 걸어 다녔다.
그때는 한 두 송이 정도만 피어있었고 조금씩 꽃봉오리 터트릴 준비 중이었다.
붉게 물든 장미원
2주 정도 지난 5월 중순인 지금 한밭수목원 장미원 모습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대전예술의전당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어제에 이어 오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이다.
뜨거운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오후 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 한밭수목원에 도착했다.
달구어질 만큼 달구어진 땅바닥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곧장 동원 장미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한밭수목원으로 체험학습을 나온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학생들뿐만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꿀벌처럼 장미원에 모여들었다.
한밭수목원 장미원은 수목원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장미터널을 지나 수목원의 중심 수생식물을 옆을 지나 전망대로 갈 수 있다.
장미원은 짧은 장미터널을 중심으로 좌우에 여러 종류의 장미 화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터널 안은 물론 장미원 전 지역에 꿀벌과 나비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장미원 입구인 터널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이것 좀 봐라 참, 예쁘구나" 감탄 섞인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것 같다.
예쁜 장미가 있는 곳엔 여지없이 멋진 추억 담기 바쁘다.
장미원 전체 풍경을 또는 장미 한 송이를 추억 상자에 차곡차곡 쌓아간다.
각 화단마다 붉은색, 노란색, 하얀색 장미들이 활짝 꽃 피웠다.
그중 눈에 확 띄는 것은 붉은색 장미이다.
꽃이 화려해서일까. 진한 향기 때문일까.
수목원을 찾아 온 모든 사람들은 한 마리 꿀벌로 변신하여 이리 저리 날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오래전, 즐겨 불렀던 '아기공룡 둘리 '노래가 떠오른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음음~
알 수 없는 장미~장미~"
요리보고 저리 봐도 장미꽃은 화려하다.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매력을 발산한다.
계절의 여왕 5월에 활짝 피는 장미를 바라보는 마음은 다양할 것이다.
어떤 시인은 붉은 장미를 보며 정열적인 사랑을 쏟아낸다.
또 다른 시인은 장미꽃 속에 가려진 날카로운 가시를 노래한다.
장미꽃과 가시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한 몸이 아니던가.
장미가 그렇듯 자신 또한 그렇지 않은가.
한 몸통 속 마음에 뜨거움과 차가움이 공존한다.
한 몸통 속 두 눈에 가끔은 배려와 무시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한 몸통 속 입에서 때때로 친절과 가시 돋친 말이 서슴없이 튀어나온다.
장미의 속마음을 알 수 없듯 매 순간 요동치는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밭수목원 장미를 바라보며, 강인호 님의 장미원에서와 강희정 님의 장미의 유혹을 적어본다.
숨겨진 가사에도 불구하고 장미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묘한 힘이 있다.
장미원에서 - 강인호
저 붉디붉은 장미 한 송이 꺾어드릴까요
그대로 하여 붉어진 내 가슴 꺾어드릴까요
그대 아니면 쓸모없는 내 나머지 인생을 꺾어 드릴까요
장미의 유혹 - 강희정
태양아래 붉은 정열 가녀린 꽃잎
그 끝이 아픔일지라도
두 팔 벌려 그대를 안고 싶다
꽃잎 하나하나 사랑의 눈물
가시 어루만져 고르며
그대롤 안고 싶다
설령 그 향에 취해 내가 죽을지라도
오, 뜨거운 불꽃 내 심장이 타버릴지라도
붉은색으로 젖어있는 한밭수목원 동원 장미원을 돌아봤다.
장미원에서 장미의 향에 취하고 장미 모습에 흠뻑 반했다.
지금 한밭수목원 장미원은 붉게 타오르고 있는 순간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은 장미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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