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하루 중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이다.
모두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후 3시 음악분수 첫 번째 풍경
도로에서 뿜어대는 열기가 제대로 전해진다.
햇빛을 가리려 양산을 써 보았지만, 땅에서 올라오는 열을 막을 수는 없다.
서정숙 시인의 '여름 낮'이라는 시 한 구절을 떠올려본다.
꽃들이 덥다고 "아이 더워" 졸라대니까
나비가 나플나플 부채질해요
새들이 덥다고 "아이 더워" 졸라대니까
나뭇잎이 살랑살랑 부채질해요
나무 그늘 아래서 시원한 바람을 기다려야 할 시간에 한빛탑 음악분수 광장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
시의 한 구절처럼, 꽃과 새, 사람들도 "아이 더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빛탑 앞 분수광장에 도착했다.
나비가 나플나플, 나뭇잎이 나플나플 보다 훨씬 더 시원한 음악분수를 기다린다.
음악분수 및 미디어파사드 운영시간
- 음악분수 : 15:00, 16:00, 17:00, 19:00, 20:00, 21:00(20분)
- 미디어파사드 : 20:30, 21:30(20분)
오후 3시, 음악분수 시작을 알리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멘트가 끝나자마자 음악소리에 맞춰 광장 바닥에서 물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이 더운 시간에 음악분수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변을 돌아봐도 5명 정도밖에 안 보인다. 햇빛이 내리쬐지만 그늘에만 앉아 있을 수는 없다.
한빛탑 정면으로 이동하여 힘차게 뿜어내며 용솟음하는 물줄기를 담아본다. 솟아오르는 물줄기의 시원함은 부채질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빛탑 정면에서 옆으로 이동했다. 템포가 빠른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분수는 연습을 많이 했나보다.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잘도 춘다.
음악소리가 빠르면 빠른대로, 느리면 느린 대로 장단을 잘 맞춘다. 소리가 커지면 힘을 내서 더 높게 올라가고 소리가 작아지면 힘을 빼서 부드럽게 춤춘다. 힘을 뺄 줄도 알면 고수 중의 고수다.
한빛탑 앞으로 이동했다. 변함없이 시원한 물줄기 뿜어낸다.
이제 끝날 때가 된 것 같다. 음악소리도 물줄기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20분 정도 진행된 음악분수는 끝이 났다.
햇빛 내리쬐는 광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해졌다.
음악분수 공연이 끝나고 한빛탑 뒷모습을 담아봤다.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밤보다는 볼거리가 좀 덜해 보이지만 한낮의 더위를 잊게 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여름으로 달리고 있는 5월 중순 지나면, 한빛탑 음악분수는 열기를 충분히 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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