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보은을 갈 때, 지금은 옥천읍을 경유하지 않고 넓은 대청로를 이용한다. 거의 고속도로와 다름이 없다. 막힘없이 대청호를 바라보며, 보은 IC까지 빠르게 달릴 수 있다.
대청로가 생기기 전에는 2차선 도로, 성왕로를 오갔다. 옥천 구읍을 빠져나와 만나는 길, 성왕로 옆에 교동저수지가 있다. 교동저수지를 여유 있게 한 바퀴 돌아보았다.
옥천 교동저수지 데크로드 산책로와 벚꽃
-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361
- 주차장(2곳) 위치 : 저수지 둑 아래. 저수지 오른 쪽 방향
저수지 둑을 중심으로 오른 쪽으로는 마성산, 왼쪽으로는 국수봉이다. 그 골짜기 사이로 물이 모였다. 교동저수지다. 저수지 왼쪽, 성왕로에는 옥천2경인 벚꽃길이 이어지는 구간이기도 하다.
교동마을에는 육영수생가와 옥천향교가 있고, 교동저수지와 나지막한 야산을 경계로 지용문학공원이 있다.
데크로드 산책로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산책로 옆 오래된 벚나무들은 옆으로 가지를 길게 늘어트렸다. 벚나무는 조급해하지 않고,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에 맞춰 조금씩 피기 시작한다. 바람이 없는 봄날, 저수지 물은 적막할 정도로 잔잔하다.
데크로드 옆에는 교동리 버스정류장이 있다. 버스를 타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잠시 앉아서 반응도 없는 물결을 무심코 바라보고 있다. 물이 좋아서일까. 벚나무 가지 더 길게 물가로 뻗어 내려가는 듯하다.
넓은 데크로드가 끝나면, 저수지 둑방길과 연결된다. 둑방길 중간쯤에서 호수 모습을 담았다. 방금 왼쪽 데크로드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왔다. 둑방길 아래는 넓은 주차장이다. 주차 후 저수지 둑방길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작은 안내판에 산책과 명상을 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라고 적혀있다.
저수지에서 산책과 명상을
본 교동저수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방문객 여러분께 산책과 명상을 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둑방길이 끝나면, 다시 데크로드 이어진다. 나지막한 야산 언덕에 진달래 활짝 피었다. 가까이 정자가 보이고, 저수지 안에 여러 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옥천 교동저수지 호수 위의 조형물
둑방길을 지나 정자 있는 방향으로 걷고 있는 중이다. 저수지 위에 여러 조형물이 보인다. 그중 2개의 조형물은 물가 안내판에 설명을 덧붙였다. 향수의 고장, 옥천이 고향인 정지용 시인의 작품이다. 가던 길 멈추고 서서 시를 들여다보았다.
“시문학”(1930)에 호수(湖水)로 발표, “정지용시집”(1935)에 “湖水 1”로 진행되어 오늘에 이게 된다. 작은 두 손으로 가릴 수 있는 얼굴에 비하면 호수는 끝없이 넓고 크고 깊어서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단다. 이러한 호수는 보고 싶은 마음의 크기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여 독자들에게 무한의 그리움으로 향하게 한다.
호수 1
얼굴 하나 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 밖에
“학조”(1926)에 ‘감나무’라는 제목으로 연을 구분 없이 7행으로 발표하였다. “정지용시집”에 수록하면서 제목이 ‘홍시’로 바뀌었고, 2행 1연의 형식으로 전체 4연으로 재구성하였다. 집 떠난 오빠가 돌아오면 맛 보이기 위한 홍시감을 까마귀가 와서 따먹는다, 이 얄미운 까마귀를 쫓을 수밖에 없는 시골집의 풍경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홍시
어저께도 홍사 하나,
오늘에도 홍시 하나.
까마귀야 까마귀야,
우리 남게 왜 앉았나.
우리 오빠 오시걸랑,
맛뵐라구 남겨 뒀다.
후락 딱 딱
훠이 훠이!
옥천 교동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물과 벚꽃 그리고 물 위에 정지용 시인의 시가 어우러졌다. 옥천 구읍을 여행하면서, 잠시 산책과 명상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어울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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