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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행

옥천 둔주봉 한반도지형 가는 길목, 둥실둥실 배바우

by 워~워~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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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12구간을 걸을 때, 청마리와 종미리 마을을 경유한 후, 연주리에 있는 안남면사무소 앞에 도착했었다. 이어서 13구간을 걸을 때, 안남면사무소 앞에서 출발하여 한반도지형을 올라간 후, 인포리를 지나 안내면 현리로 향했다. 안남면사무소는 대청호오백리길12구간의 도착지점이고, 13구간의 출발지점이 된다.

  • 대청호오백리길12구간 :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아자학교~안남면사무소
  • 대청호오백리길13구간 : 옥천군 안남면사무소~안내면 현리 신촌교

안남면사무소에는 안남면보건지소, 안남우체국 등 여러 기관이 모여있는 곳이다. 면사무소 앞에 있는 잔디공원 옆으로 안남천이 흐른다. 안남천은 둔주봉 아래 금강으로 합류된다. 

연주공원
연주공원

 

옥천 안남 연주공원, 둥실둥실 배바우

  •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422-2

안남면사무소 앞에 넓은 잔디공원인 연주공원이 있다. 넓은 공원에는 여러 조형물들이 있는데, 이전에는 갈길이 바빠서 지나쳤던 곳이다. 오백리길을 걸어야 하는 마음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오백리길을 걷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배바우
둥실둥실 배바우

 

연주공원 끝자락에 묘하게 생긴 것이 보인다. 전면에 '둥실둥실 배바우'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공원에 설치하게 된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을까,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옆에 설치된 아내문을 살펴보고 처음으로 입구를 들여다보았다.

배바우
둥실둥실 배바우 측면 모습

 

둥실둥실 배바우 소개글

오랜 시간 안남의 역사와 함께 흘러 온 강 위에 둥실둥실 떠 있는 상상의 배  ‘배바우’를 형상화하였다. 배 위의 소녀상은 자치와 협동의 지역공동체, 하나 되어 나아가는 안남이라는 꿈을 향해 스스로 노를 저어 가는 안남 주민들의 힘과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배바우-안
배바우 안의 모습

안에서 밖을 보는 풍경은 어떨까. 구멍으로 바깥 모습을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배바우
임구에서 바라 본 모습
배바우
뒤로 바라 본 모습

 

삶의 애환이 녹아있는 두 할머니의 자작시

구멍을 통해서 바라보는 바깥 모습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내부벽에는 여러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더 시선을 당기는 것이 있다. 벽에 시가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두 편의 시를 천천히 읽어 보았다.

시-농사는
농사는, 시

 

농사는 (조복례 81)

 

풀 뽑기가 일이지요. 

방학 동안 밭에 가서

깻 밭에 가서 뽑다

지겨우면 집에 오고

다음날 또 콩 밭에 가서 뽑지요.

 

날이면 날마다

사람 못살게 하지요. 

밥만 먹으면 그게 일이지요. 

내 모(몸)이 안 좋으니 다 싫(다)

 

시-여름
여름-시

 

여름 (조만준 78)

 

식전에 들깨밭 메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한숭자고 이숭자고

경로당에 놀러 간다.

 

마당여(의) 꽃이 반기고

저녁나절 콩밭 메고

샤워하고 밥먹는

혼자 사는 외로운 인생

 

호미 들고 메도 메도 끝이 없는 일, 풀 뽑는 일이다. 평생 밭에서 쪼그려 앉아 힘들게 살아온 삶의 모습이 그대로 스며들었다. 

 

배 위에서 바라 본 모습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천정에 머리 조심이라고 적혀있다. 최대한 허리를 굽히고 배 위로 올라왔다. 배 위에서 노를 젓고 있는 소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계단
배 위로 올라가는 계단
배-위-전면
배 위의 전면

배 위의 소녀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더 넓은 바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 속이 궁금해진다. 

소녀상
배 위의 소녀상
연주공원
연주공원

배 위에서 작은 구멍으로 바라보는 풍경이다. 넓은 풍경은 풍경대로, 작은 구멍으로 들여다 보이는 모습은 모습대로 각각 나름의 멋이 들어있다.

배바우
구멍으로 바라 본 모습
배바우
구멍으로 바라 본 잔디공원

 

그런데, 둥실 둥실 배바우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안남농협버스정류장에 그 사연, 배바우의 유래가 적혀있다.

 

배바우(舟岩)의 유래

안남면 도덕리 덕실마을 앞으로 흐르는 냇가 둔덕에 마치 배와 같이 생긴 바위가 있다. 주민들은 이 바위를 배바우(주암, 舟岩)라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어떤 스님이 이곳을 자니다가 주변 지세를 살펴보더니 장차 배바우 앞쪽 들판은 물속에 잠기고, 배가 드나드는 넓은 호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지금의 안내면과 장계리 중간에 위치한 마을 인포리에는 배가 오고 가는 포구가 된다고도 했다.

버스정류소
안남농협 버스정류소

연주리(蓮舟里 )에서 가장 높은 산 둥실봉(물에 뜬 봉우리)은 높이가 384m이다. 둔주봉 또는 등주봉으로도 불린다. 산봉우리 정상에 봉수대가 있었다고 하며, 풍수상으로 장군대좌형 형상이다. 폭우가 쏟아지고 큰 물이 차오르면 주민들이 피난하는 터라고도 전해온다. 지금은 한반도 지형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배바우
배 위에서 바라 본 풍경

수 백 년간 이런 전설은 지역 토착민을 통해 전해 왔지만, 그것이 실현되라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묘한 일이 생겼다. 대청댐이 건설되고 담수가 시작되자 수몰선이 배바우 아래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결국 전설대로 배바우가 물 위에 뜨는 형국이 되었다. 행정구역 명칭도 연주리로 바뀌었다. 2018년 현재 인포리도 포구(浦口) 기능을 갖춰가고 있다.

 

잔디밭 무대 옆에는 12개 마을에서 가져온 돌로 만든 돌탑을 세워 화합을 상징하고 있다. 마을 이름이 적힌 포토존 무지개 앞에서 멋진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7가지 색은 안남면 법정리(연주리, 종미리, 지수리, 도덕리, 청정리, 화학리, 도농리)를, 12마리 제비 모형은 행정리를 나타낸다고 한다.

돌탑
돌탑
무지개-조형물
무지개 조형물

면사무소 주변에 배바우가 들어있는 상호가 많이 보인다. 안남버스정류장에 배바우장터가 있다. 안내판에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2시에 장이 선다고 적혀있다.

배바우-장터
배뱌우장터

공원 끝자락에 배바우손두부라는 식당이 있다. 안남에서 생산되는 콩으로 요리를 한다고 한다. 이전에 따뜻한 순두부와 손두부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은 정기휴일이다.

  • 정기휴무 : 월, 화요일
  • 영업시간 : 수~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배바우-손두부
배바우손두부

 

옥천 둔주봉 한반도 지형으로 가는 길목, 안남 연주공원 둥실둥실 배바우를 살펴보고 공원을 둘러보았다. 지나는 길에 잠시 시간을 내서 돌아본다면, 멋진 추억의 한 장을 장식할 것이다.

 

[대청호오백리길] - 옥천1경 둔주봉 한반도 지형, 대전에서 시내버스 타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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