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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일상

일본 저출산 '패러사이트 싱글', EBS 위대한 수업 리뷰

by 워~워~ 202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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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위대한 수업' 중에서 '일본은 왜 저출생 국가가 되었나', 가족 사회학자인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의 생각을 들어본다.

 

아무런 대책없이 시간을 흘러보낸다면, 우리는 일본이 겪고 있는 뒤를 그대로 따라갈 것이다.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일 수 밖에 없다.  4강, 패러사이트 싱글이란 무엇일까.

일본은 왜 저출생 국가가 되었나
- 1강 저출생이 아니라 ‘미혼화’
- 2강 격차사회가 바꾼 결혼
- 3강 아이를 안 낳는 진짜 이유
- 4강 패러사이트 싱글
- 5강 왜 연애까지 안 하나

4강, 패러사이트 싱글

한국 사람들은 패러사이트 싱글이란 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제가 1997년 '패러사이트 싱글'이란 말을 만든 게 벌써 25년 전 일이다.

- 패러사이트 싱글 : 부모랑 같이 사는 미혼 성인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은 젊은 사람은 대부분 혼자 살거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조사를 해봤더니, 결혼하지 않은 대부분의 성인은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것이 밝혀졌다.

 

평균수치를 살펴보면, 일본에서 결혼하지 않은 성인의 약 70∼80%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은 자식이 성인이 되면, 대부분 경제적으로 독립을 시킨다. 유럽, 미국은 모든 게 커플 중심이다. 아직 어린 자식이 있더라도 가끔 부부끼리 외출해서 놀다 오는게 일반적이다.

 

반면에 일본은 부모 자식 사이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모녀 사이가 무척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부부 사이는 나쁘더라도 자식과 사이가 좋으면 행복하다는 분들이 많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유럽과 미국 사람들은 자립심이 강하다. 자식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걸 무척 부끄럽게 여긴다. 반면에 일본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부모와 자식 모두 선호한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부모랑 같이 살면서 요리는 전부 어머니에게 맡긴다는 커리어 후먼과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제가 부모님께 얹혀사는 게 아니에요. 어머님 혼자 밥해 드시면 쓸쓸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집에 가서 함께 밥을 먹어주는 거예요.”

 

일본에선 부모와 함께 살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해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더 부끄럽게 여겨지는 건 돈이 없어서 혼자 힘들게 사는 사람이라는 통념이 있다.

 

1997년 패려사이트 싱글이란 말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남녀 모두 정규직이 많았다. 혼자 살려면 살 수 있는데,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와 살면 자기가 번 돈을 용돈으로 쓰면서 취미생활도 하고 놀러도 다닐 수 있으니까요. 그 모습을 보고 기생충 같다고 생각했고 주체적으로 부모한테 기생한다는 뜻에서 ‘패러사이트 싱글’이란 말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 중엔 소득이 적어서 자립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랑 같이 사는 경우가 많아졌다.

 

- "버블 붕괴 이후 30년... 일본이 장기 불황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이유"(야후재팬뉴스, 2023.10.2.)

- "일본 젊은이들의 빈곤화가 ‘패러사이트 싱글’을 증가시키다."(뉴스위크재팬, 2015.10.20.)

 

유럽과 미국은 부모에게서 독립하는게 당연한 일이다. 혼자 살면 생활이 힘들어지니 함께 살 상대를 찾는다. 그리고 어차피 동거할 거면 친구보단 사랑하는 사람이 나으니까 패러사이트 싱글이 되지 않는다.

 

반면에 일본은 혼자 살거나 결혼했을 때, 생활수준이 떨어질 것 같으면, 부모랑 함께 사는 걸 선택한다. 아직 젊을 때는 그래도 괜찮다. 문제는 나이를 먹고 난 이후다. 부모랑 함께 살던 싱글들이 점점 중장년이 되고 있다.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자 수>
35∼44세 : 남성 182만명, 여성 126만명, 합계 308만명(출처:일본 니시 후미히코연구소 2015)

 

2015년에 이미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35∼44세인 중년이 많았다. 300만명을 넘었다. 부모는 이미 70세 정도가 됐으니 은퇴도 했을텐데, 아들이 계속 얹혀 사는 거다. 그런 사람이 약 300만 명이라는 거다. 

 

50대 혼인율을 조사해 봤다.

2020년 50대 남녀 기혼자 비율(출처 : 일본인구조사 2020)
- 남성, 50∼54세 : 65.5%, 55∼59세 : 69.2%
- 여성, 50∼54세 : 70.2%, 55∼59세 : 72.3%

 

결혼한 비율을 봤더니, 50대 남성은 약 65%, 여성은 약 70%가 결혼을 했다.

반대로 말하면, 대략 남성의 35%, 여성의 30%는 배우자가 없다는 뜻이다. 그들에게는 아직은 부모가 살아 있으니까,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는 70, 80세가 되어도 자식 걱정을 많이 한다.

앞으로 다가오는 내일, 벌어지는 일들

심지어 연금을 받는 부모가 자식을 대신해 연금을 붓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상하다. 연금을 받는 분이 한창 일할 자식의 연금까지 붓는다. 상황이 이런 지경까지 왔다.

 

▷ 대체 앞으로 어떤 미래가 벌어질까요?

잘 모르겠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런 사회는 없었다. 결혼하지 않는 중년이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회이다. 단순히 결혼만 안 한게 아니라 부모한테 얹혀살면서 부양받는 경우가 꽤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요즘엔 남녀 모두 소득이 적다.

 

소득이 적으니까 결혼을 못하고 부모랑 같이 사는 것이다.

저축한 돈도, 연금 부을 돈도 없다. 맘껏 연애를 즐기는 고소득 싱글은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근데 그런 사람은 별로 없고 부모의 지원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현재 일본에선 노인 학대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고령의 부모를 학대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노인을 학대하는 사람은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자식이 많다. 학대라기 보다 방치도 있다. 30, 40, 50세가 될 때까지 어머니가 밥을 차려주고 집안일도 혼자 못 하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쓰러졌다. 결국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 부모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그걸 모르겠다. 앞으로 수십만 명이 생길 것이다. 소득도 적고, 연금도 안 붓는데, 부모가 세상을 떠나는 경우,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사라지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한 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부모랑 같이 산다고 해서 다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지만, 부모랑 같이 사는 미혼자 대부분은 그리 사교적이지 않다.

 

집에서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고립된 사람이 많다. 부모하고만 얘기하는 사람들은 부모가 사망하면 대화가 단절되는데 이런 사람이 매년 수십만 명씩 증가할 것이다.

 

신문을 유심히 읽다보면, 부모가 사망한 걸 몇 년씩 숨기다가 들키는 사건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부모가 죽었지만, 신고하지 않고 부모의 연금을 계속 받아 쓰다가 발각돼서 체포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일본에선 ‘잃을 게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일본은 범죄율이 낮기로 유명하다.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질러서 체포되면 가족에게 폐를 끼치니까 단념하는 사람들이 많다. 형재 일본의 소년 범죄는 줄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비행 청소년이 많았다. 

 

30, 40년 전만 해도 비행청소년이 꽤 많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방에 틀어박혀 버린다. 대신 증가하고 있는 범죄가 노인 절도다. 자식이 있으면, 체포되는 게 자식에게 창피하니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없이 혼자 살면 폐 끼칠 사람이 없다. 그러니 절도나 우발적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고독사와 무연고 사망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가족이 없어서 돌봄은커녕 간병도 받도 못한다. 그렇게 혼자 죽어가는 경우가 연간 3만 명에 달한다. 시신을 거둬줄 지인도 가족도 없다. 게다가 요즘은 형제 수도 적다.

 

현재 70∼80대인 분들은 형제가 서너 명씩 있다. 조카가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40∼50대인 분은 형제가 많아야 두 명이다. 일본은 대부분 형제 사이가 별로인 가족이 꽤 있어서 유골 인수를 거부하거나 조카까지 연락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정리하자면, 유럽과 미국의 청년들은 대부분 혼자 살아서 결혼이나 동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명 일본은 약 70%의 청년이 부모와 함께 산다. 그래서 빈곤 문제로 시위하는 일본 청년들을 보기 힘들다.

 

일본 청년들이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고 청년을 더 챙겨달라며 시위를 하지 않는 이유는 부모와 살기 때문이다. 자기가 쓸 용돈만 벌면 되니까. 1년에 100만 엔 정도면 용돈으로 충분하다. 부모랑 살면 그 돈으로도 1년에 해외여행을 3번은 갈 수 있다.

 

그런데 요즘엔 부모도 여유가 없어서 패러사이트 싱글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새로운 현상으로 일명 ‘청년 빈곤 문제’라고 한다. 30년 전만 해도 대부분 부모는 성공한 중산층이었기 때문에 쉽게 기생할 수 있었지만, 이젠 자식이 기생할 수 없는 가정이 많아졌다.

 

여러분께 질문을 드렸다.

현재 누구와 함께 살고 있나요?(조사:EBS<위대한 수업 그리에트 마인즈> 2023, 대상 : 미혼 남녀 90명)
- 독립하여 혼자 산다 52.2%
- 부모와 함께 산다 36.7%
- 형제 혹은 친구와 함께 산다 10%
- 기타 1.1%

 

한국도 결혼하기 전까진 부모랑 함께 사는 경우가 많은 사회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20∼30년 후에는 일본처럼 부모와 살던 중장년 때문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 50∼60년 후에 자식들이 노년이 되면 사망해도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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