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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일상

아이를 안 낳는 진짜 이유, EBS 위대한 수업 리뷰

by 워~워~ 2024.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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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왜 저출생국가가 되었을까. 지금은 남얘기가 아닌 대한민국, 우리의 이야기이다. 일본이 겪은 과정을 바라보면서, 그 뒤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미래세대를 위한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EBS에서 방영된 '위대한 수업'을 다시 클릭한다. 지난 시간 '격차사회가 바꾼 결혼'에 이어 '3강, 아이를 안 낳는 진짜 이유'를 가족사회학자인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일본은 왜 저출생 국가가 되었나
1강 저출생이 아니라 ‘미혼화’
2강 격차사회가 바꾼 결혼
3강 아이를 안 낳는 진짜 이유
4강 패러사이트 싱글
5강 왜 연애까지 안 하나

3강, 아이를 안 낳는 진짜 이유

자식을 고생시키기고 싶은 부모가 있을까. 아니 정 반대이다. 자식은 자신처럼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 모든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공통 성향으로 저출생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식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이전에 미국에서 1년 동안 살았었다. 물론 미국인이 일본인보다 아이를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본인 부모보다 잘 놀아준다. 하지만 자녀에 대한 책임감만 놓고 보면 일본은 유럽, 미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는 자식의 미래가 부모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식이 정말 강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자식만큼은 장래에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하고 싶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자식이 비참하고 슬픈 일을 겪지 않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전에 미혼 남녀 약 200명 이상을 만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결혼한 남녀는 물론이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여성이 이런 말을 했다.

"남자 연봉이 1000만 엔 미만이면 결혼을 안 할 거예요." 아르바이트를 하는 30대 여성이 한 말이다.

 

1년 수입이 100만 엔 밖에 안되고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 분이 이어서 말을 했다.

“전 가난하게 살아도 괜찮아요. 나 혼자라면 크게 상관 없어요. 하지만 전 부유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고 음대를 졸업했습니다. 만약 제가 아이를 낳게 되면, 저보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은 바라지 않더라도 피아노를 가르쳐서 음대까지는 보내고 싶어요. 이런 계산을 했을 때, 남편의 연봉이 1000만 엔 미만이면 힘들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자기가 부모님께 받은 것 이상으로 자식에게 돈을 투자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 유럽의 사고방식의 차이

이 부분에서 일본과 유럽, 미국의 사고방식 차이가 난다. 확실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녀를 양육하고 돈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 자녀가 성년이 되는 순간 끝난다. 성년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고등학교 이후의 교육비는 부모가 내주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은 스스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에 다니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영국을 제외한 서유럽 국가들은 거의 무상 교육이라 진학할 의지만 있으면 된다. 즉, 양육비는 자식이 어릴 때만 나간다. 자식이 많아도 성년까지만 키우면 되니까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일본은 자식이 큰 다음에 본격적으로 돈이 나간다.

일본의 대학 진학률은 높지 않은데 50%를 조금 넘기는 정도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약 20%는 전문학교에 간다. 그것을 다 포함하면, 대부분의 자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에게 손을 벌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부모도 자식이 잘 살길 바라며 지원을 한다.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면,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겠다는 일본인 부모가 많다. 비용을 생각하면 부모가 힘들 수 밖에 없다.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지 않는 이유

국립사회보장 인구문제 연구소에서 조사를 했다.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지 않는 이유를 알아봤다. 3명을 낳고 싶지만, 2명을 2명을 낳고 싶지만 1명을, 1명을 낳고 싶지만 돈이 넉넉하지 않아서 아이를 낳을지 말지 고민한다.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지 않는 이유(복수선택 가능)
- 1위 비싼 양육비와 교육비 77.8%,
- 2위 집이 좁아서 21.4%,
- 3위 업무에 방해가 되니까 21.4%,
- 4위 고령 출산 힘듦 19.7%,
- 5위 자신과 부부의 삶이 소중 16.2%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거다. 양육과 교육에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집이 좁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자기 방이 있는 아이가 거의 없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각자 방을 만들어 줘야 한다. 개인 방을 쓰는 게 일반화되었다. 내 집 넓이를 보고 몇 명을 낳아도 될지 계산을 하다 보니 제한이 생긴다.

 

과거에는 왜 자녀를 여러명 낳았을까.

왜 자식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면서 과거에는 3∼4명씩 낳았을까요?

일단 1980년경까지는 부모의 학력이 그리 높지 않았다. 요즘은 부모보다 고학력자가 되는 게 쉽지 않다. 1960년경의 대학 진학률은 10∼20%에 불과했다. 그때는 중졸자도 많았다. 부모가 중학교만 나왔으니까. 자식은 중졸 이상 혹은 고종 이상만 돼도 부모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부모는 고등학교만 졸업했는데, 자식이 대학에 입학했다면 자식을 잘 키웠다고 생각했다.

 

40년 전만 해도 부모들은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다. 그러니 자식에게 나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게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과거엔 대입 경쟁도 치열하지 않았다. 등록금도 정말 쌌다. 저도 국립대학교 다녔는데, 입학할 당시 1년 등록금이 3만 6천 엔에 불과했다. 요즘은 다르다. 국립대학 1년 등록금이 50∼60만 엔에 달한다. 그때랑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20∼30년 전, 그러니까 1990년대에 버블경제가 붕괴하기 전까지 중졸이든 고졸이든 전문학교를 나왔든 정규직이 많이 있었다. 중졸이나 고졸도, 토요타 같은 대기업이나 은행에 취직할 수 있었다. 특히 남성은 취직하면 평생 수입이 보장됐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이 중졸이든 고졸이든 안심하고 사회에 내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 이후로는 부모의 학력이 점차 높아졌다. 부모가 다 대졸일데, 자식이 고졸이라면, 일본에선 딱하다기보다 부끄럽다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었다. 자식이 고학력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부모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젊은이들의 경제 격차가 커졌다.

 

1990년 이전엔 고교 중퇴자도 열심히만 살면 정규직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고교 중퇴자가 취업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은 이제 없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자기 자식을 고학력자로 키워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좋은 학력을 쌓지 못하면 이른바 프리터족, 아르바이트밖에 직업이 없다. 

 

그래서 남편이 정규직인 4분의 3은 아이를 둘씩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집이나 차도 살 수 있고 자식 학비도 걱정 없으니까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녀 둘을 낳는 것이다.

- 정규직 혼인율 : 3034 59.0%, 3539 72.4%

 

반대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나머지 4분의 1은 결혼을 해도 아이가 가난하게 사는 게 불쌍하니까, 애초에 결혼을 포기해 버리는 일이 늘고 있다.

- 비정규직 혼인율 30∼34세 22,3%, 35∼39세 29.9%

 

강연을 듣던 분의 이야기

예전 강연에서 있었던 일이다.

“야마다 교수님은 가족 이야기를 하신다더니, 계속 돈 얘기만 하시네요. 가족은 돈보다 사랑이 중요합니다.” 어떤 중년 여성분이 말씀하신 의견이다.

 

제가 돈이 가족의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하다고 설득하는데, 다른 여성이 거들었다.

“야마다 교수님 말씀이 다 맞아요.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분들은 대부분 부자더군요.”

자녀 양육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이유

왜 일본은 미국, 유럽과 양육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걸까요?

 

▷ 서양과 양육 가치관이 다른 이유1, 체면의식

일본에는 ‘체면 의식’이란 게 있다. 체면 의식을 외국어로 번역하기 참 힘들다. 영어로는 ‘appearance’이지만 뜻이 조금 다르다. 중국으로는‘몐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남한테 안 좋은 말을 듣기 싫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식이 따돌림당할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많다. 일본에선 집단 따돌림이나 히키코모리가 사회적 문제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경우가 있다.

 

알고 있는 선생님이 들려준 얘기가 있다. 그 선생님껜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 사이의 자녀가 있다. ‘스위치’게임기가 없으면 친구들이 안 놀아주니까, 어쩔 수없이 사줬다고 한다. 이런 문제로 자녀가 불평하는 걸 두려워하는 부모들이 많다.

 

“친구네 부모님은 사줬는데, 왜 나는 안 사줘요?”

“친구네 부모님은 등록금도 내줬다는데, 왜 제건 안 내주세요?”

이런 불평이 두려운 것이다.

 

▷ 서양과 양육 가치관이 다른 이유2. 종교적인 영향

서양은 기독교나 이슬람교죠. 물론 이슬람교는 서양 종교가 아니지만, 둘 다 개인주의적인 종교라서 죽을 땐 혼자라고 한다. 신의 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일본은 조상을 공경하고 자손의 번영을 바라는 의식이 있다. 자손들 보기 부끄럽지 않게 존경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죽은 후 ‘절’을 받으려면, 돈을 들여 자식을 잘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식이 미국, 유럽보다 강하기 때문에 자식에 대한 책임감이 그만큼 강한 건지도 모른다. 이런 사고방식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도 비슷한 것 같다.

 

사전에 여러분께 물었습니다.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어디까지 진학시키고 싶으신가요?

대학 56.7%, 유학 33.3%, 아이가 원하는 대로 5.7%, 기타 4.3%

(조사 :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2023, 대상 : 미혼남녀 90명)

 

대학까지 56%, 유학까지 보낸다는 분이 3분의 1이다. 아이가 어릴 때 유학 보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기대치가 점점 높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대한민국은

Q. 자녀를 언제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A. 대학졸업 51.5%, 취업 24.2%, 고등학교 13.9%, 혼인 7.7%, 언제까지라도 2.7%

(출처:한국보간사회연구원 2021, 대상:만25∼39세, 미혼남녀 3002명)

 

[또다른일상] - 일본은 저출생이 아니라 '미혼화', EBS 위대한 수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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