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
아주 오래 전에 가 본 기억이 전혀 없다. 합천 가야산 자락에 위치한 해인사를 찾아가 본다.
사찰로 들어가기 전 앞에 세워진 큰 안내지도에는 해인사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팔만대장경을 간직한 법보종찰(法寶宗刹) 해인사(海印寺)
- 위치 :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한국불교의 성지이며 불보종찰 통도사, 승보종찰 송광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삼보(三寶) 사찰 가운데 하나인 법보종찰 해인사는 UNESCO 세계문화유산 및 국보, 보물 등 70여 점의 유물이 산재해 있는 국내 최대 사찰로 해동 화엄종인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화상과 그 제자인 이정화상에 의해 신라 제40대 임금 애장왕 3년(802년) 10월 16일 왕과 왕후의 도움으로 지금의 대적광전 자리에 창건되었다.
명산인 가야산 자락에 위치하여 매화산을 앞에 두고 있으며, 그 웅장함과 그 주변 경관의 모습은 경이로울 뿐만 아니라 송림사 산사가 어우러져 연출하는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경에 젖게 한다.
삼보는 불교에서 귀하게 여기는 세 가지 보물이라는 뜻으로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를 가리킨다. 불보는 중생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석가모니를 말하고, 법보는 부처가 스스로 깨달은 진리를 중생을 위해 설명한 교법, 승보는 부처의 교법을 배우고 수행하는 제자 집단, 즉 사부대중(四部大衆)으로 중생에게는 진리의 길을 함께 가는 벗이다.
안내소 앞에 비치된 해인사 소개 자료를 집어 들었다.
소개 자료 안내도에 표시된 것만 27가지, 주변에 골짜기에도 작은 암자들이 여러 개 자리 잡았다.
해인사에서 해인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소개 자료를 열어보니, 첫 장에 해인의 뜻을 깊이 있게 적어 놓았다.
해인(海印)은 화엄경의 해인삼매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에 모든 사물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치듯이 우리 마음의 번뇌 망상이 멈출 때, 비로소 우주의 갖가지 모습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경지 부처님 정각의 세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출처:해인사 소개 홍보 자료)
해인의 의미처럼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와 같은 마음이기를 기대한다.
일주문을 시작으로 조금씩 올라가며 팔만대장경이 소장된 장경판전까지 천천히 발걸음 옮긴다.
이동경로
일주문(홍하문) – 봉황문(사천왕문) - 해탈문(불이문) -구광루-대적광전(대웅전)-장경판전(팔만대장경 소장 건물)-법보전
속세의 욕심과 성내는 마음 등 번뇌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일주문(一株門) 앞에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로 여러 조형물을 설치했다.
일주문 양쪽으로는 국화를 이용하여 만든 예쁜 연꽃 모양도 보인다.
일주문을 지나니 우뚝 솟아있는 나무들이 길 양편에서 서서 호위하는 듯하다.
산책로 옆에는 절을 상징하는 기와 해인도가 가을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해인총림’ 현판이 걸려 있는 봉황문(鳳凰門, 사천왕문 四天王門)은 불법을 수호하고 악을 물리치는 사천왕이 있는 문이다. 일주문에서 속세의 번뇌 망상을 내려놓지 못한 경우, 이곳에서 사천왕이 강제로 번뇌망상을 제어해 준다고 한다.
사천왕문 안에는 나무로 조각된 것을 주로 보았는데, 해인사 봉황문 사천왕은 그림으로 그린 탱화이다. .
일주문과 봉황문을 통과하면 해인사의 제3문인 해탈문(解脫門, 불이문 不二門)을 만난다.
이 문을 통과하며 중생계를 벗어나 깨달음의 세계 즉,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감을 의미한다.
일주문에서 해탈문까지 계단 수가 33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불교에서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 정상의 33개의 하늘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해탈문을 지나면 구광루 앞 넓은 마당을 만난다.
구광루 옆 계단 좁은문으로 들어서니, 일반 사찰의 대웅전에 해당하는 대적광전이 중심을 잡고 있다.
오늘은 해인사 법회가 있어 대전광전 마당에 의자 펼치고 행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마당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녹아있는 삼층석탑이 변함없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적광전 앞에 작은 연등이 수없이 걸렸다.
연등 하나하나에는 작은 글씨가 적힌 간절한 소원 성취를 담고 있다.
아직 가을은 중반인데, 산사에 바람 강하게 불어온다.
바람 속에는 시원함을 너머 찬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대적광전 지붕 처마 밑에 풍경소리 더 크게 들려온다.
맑은 풍경소리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마음을 가다듬으라고 하는 듯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팔만대장경
부처님의 8만 4천 법문이 수록되어 있다 하여 ‘팔만대장경’이라고도 부른다.
해인사 대장경판(국보 제32호)과 이를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국보 제52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대전광전 뒤로 돌계단을 올라서면, 팔만대장경이라고 적힌 현판이 보인다.
계단 오르는 것이 어려우면, 왼쪽으로 편리하게 오를 수 있는 또 다른 진입로가 있다.
바로 앞 작은 문을 지나면서, 지금까지 잘 보관되고 있는 팔만대장경을 창살 사이로 들여다본다.
그 오래 전 어떻게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을까.
자연적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든 장경판전 건물이 대단해 보인다.
건물 앞면과 뒷면에 크기가 다른 창살을 통해서 들어온 바람이 건물 내부 전체에 골구루 퍼지게 한 후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내부 바닥에는 황토, 강석회, 숯, 소금이 차례로 다져져 있어 대장경판을 보관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그 지혜가 더 깊게 느껴진다.
장경판전 건물 뒤에 법보전이 있다.
불도에게는 모두 경건한 기도의 장소이다.
해인사 일주문부터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장경판전까지 사찰의 중심축을 따라서 올라왔다.
이제 해인사 주변을 조금 더 살펴보려 다음 장소로 발걸음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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