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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산으로 기우는 저녁 시간, 산책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듯하다.
따뜻한 햇볕 내리쬘 때라면, 좀 더 여유가 있었을 것을 덩달아 바삐 움직인다.
갈대와 저녁노을의 만남
낮동안 풍족하게 밝은 빛을 비추고 따스함을 전해주던 해는
여기보다 훨씬 더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떠나가고 있다.
떠나는 발걸음도 바쁠텐데, 그 시간마저도 아껴 붉은 저녁노을 선물했다.
그리고 내일 이른 새벽 다시 찾아오리라 굳게 약속한다.
하루종일 약하고 때로는 강한 바람에 흔들거리며 춤추던 갈대들은 대부분 땅바닥에 주저 앉거나 누워 버렸다.
그럼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허리 곧게 세우고 버티고 있는 갈대들 흔들림이 없다.
갈대는 천성적으로 유순한 것일까.
살아갈 길을 잘 알고 있는 것일까.
불어오는 바람에 거세게 저항하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온종일 잘 버텨냈다.
초겨울 저녁 찬바람에도 떨지 않고 밤새 견딜 힘을 넉넉하게 충전했다.
서산으로 기울어가는 해는 마지막 힘을 불태우는 듯하다.
넓은 하늘을 물들이더니 유등천 물도 붉게 물들였다.
붉게 물든 물 위로 그림자 풍덩 빠졌다.
전혀 미동 없는 잔잔한 수면은 예쁜 얼굴 비쳐주는 거울을 닮았다.
하늘도 물도 붉게 물들어가듯, 마음도 물들어간다.
천변 산책로에서 저녁노을 바라보며 흡족하게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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