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시계방향으로 편안한 데크 산책로를 따라서 걸으면 도착하는 곳, 전망데크이다.
대청호오백리길임을 알리는 이름표 아래 널찍한 포토존이 있다.
나무로 둘러싸여 시원한 그늘은 기본이고 전망데크 앞으로 펼쳐진 대청호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막혔던 마음이 뻥 뚫린다.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전망데크 오른쪽 호숫가에 거위들이 한가롭다.
명상정원에 왔을 때, 가끔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는데, 이렇게 가까이 있기는 처음인 것 같다.
방문객들이 끊임없이 오가는 곳인데, 미동도 없이 처음 그대로다.
데크에서 한참을 내려다보는데도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전망데크 아래 거위들을 뒤로하고 슬픈연가 촬영지로 발걸음 옮긴다.
대청호 물도 산책로 바로 발밑까지 올라와 채울 만큼 찬 것 같다.
호수든 저수지든 물이 가득할 모습을 보면, 마음까지 넉넉해진다.
대청호는 물로 가득차고 파란 넓은 파란 하늘은 하얀 구름으로 칠해졌다.
시원한 대청호 명상정원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이다.
방금 마주쳤던 거위 떼가 대청호를 헤엄치며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가던 길 멈추고 잠시 바라보다가 대청호오백리길 조형물 있는 곳으로 향했다.
조형물 있는 곳에는 비어있는 두 의자와 참나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방금 도착한 방문객들 조형물 뒤에서 멋지다며 사진 속에 담는다.
바로 옆에 비어있는 두 의자 등을 맞대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거위들은 참나무 근처에 상륙했다.
거위들과의 만남에 반가운지 방문객들 가까이 가지만, 거위들은 한 발짝 물러난다.
어떤 먹거리가 있어서일까.
참나무 아래 상륙한 거위들은 주변에서 한참 동안 맴돌고 있다.
덩달아서 거위들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
거위들은 신이 났는지 목청을 높여간다.
호수물 위와 호숫가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던 거위들은 다시 착류지점으로 모여든다.
그러더니 한 두 마리가 몸을 풀기 시작한다.
큰 날개짓에 잠시 주변이 소란스러워진다.
어떤 의미의 날개짓이었을까.
색깔이 다른 한 마리 거위가 호수 위로 솟아 올랐다.
방금 날개짓은 날기 위한 준비 운동이었을까.
물 위로 힘찬 비행을 시작했다.
거위들은 모두 물 위로 헤엄을 치고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다음 목적지가 어디일까.
명상정원 앞 참나무가 서 있는 홀로섬을 지나 더 먼 곳으로 갈지 모른다.
호수 위를 유유히 헤엄쳐서 넓은 대청호로 아니면, 하늘을 나는 꿈을 잊고 있지는 않고 있을 것이다.
폭발적인 가창력의 가수 인순이의 노래 '거위의 꿈'의 가사 중 일부를 가져온다.
거위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저 높은 하늘로 높이 나를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아름다운 여행] - 대청호 명상정원, 아름다운 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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