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인 지금, 민들레 꽃을 못 본 사람이 있을까. 노란 민들레꽃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천변둔치, 공원 화단은 물론이고 도로변 보도블록 틈새에도 민들레가 폈다.
고마웠다, 어디로 갈 거니
빈 공간만 있으면, 어디선가 날아와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봄이 되면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요즘 봄 들꽃의 대명사인 민들레꽃은 중원뿐만 아니라 구석구석을 지배하고 있다.
공원 화단과 천변 둔치 등 들판에 자리잡은 민들레는 그래도 다행이다. 길가 아스팔트와 보도블록 틈새에서 꽃을 피운 민들레는 추위와 물 부족 등을 어떻게 견디고 이겨냈을까.
넓은 들판이 많은데도 어찌 척박한 땅에 자리를 잡았을까. 민들레의 끈기와 적응력, 생명력이 대단하다. 기름진 땅이든 척박한 땅이든 그 어디서든 예쁜 꽃을 선물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 민들레 꽃씨 꽃말 -
' 순수한 마음', '인내와 신념'
'이별', '새로운 시작'
안녕, 새로운 시작
따뜻한 봄날 찾아왔던 민들레는 다시 떠날 때가 된 듯하다. 노란 꽃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 위에 하얀 민들레씨 고개를 높이 쳐들었다.
일찍 핀 꽃은 이미 어디론가 떠났고, 일부는 떠날 준비를 마쳤다. 마지막 핀 남은 꽃은 마지막 선물을 풀어놓는다.
민들레 꽃씨들은 어디로/ 곽재구
그날
당신이 높은 산을
오르던 도중
후, 하고 바람에 날려보낸
민들레 꽃씨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하릴없이
무너지는 내 마음이
파, 하고 바람에 날려 보낸
그 많은
민들레 꽃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마지막 남은 민들레씨 하나 미련이 더 남아서일까. 아직 인연을 끊어내지 못하고 마지막 아쉬운 이별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 이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순간일지 모른다.
풀잎 위에 날아온 민들레 씨의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바람 불면 어디론가 더 먼 곳으로 비행할지 모른다. 마지막 비행을 마친 후, 낯선 어디엔가 터를 잡으면, 내년 다시 노란 예쁜 꽃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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