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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20도 후반을 넘나들더니 오랜만에 봄비가 내린다. 바람도 잠잠하고 아주 조용하게 내리는 가랑비다. 더위에 지쳤을 식물들에게는 단비나 다름없다.
빗방울이 무거웠구나, 봄비에 취한 민들레씨
봄비로 공원을 찾는 방문객이 거의 없다. 목을 넉넉하게 축여서일까. 나뭇잎을 더 무성해진 듯하다. 넓은 정원에 이름 모를 풀들도 기운을 차린 듯 싱싱해 보인다.
봄꽃들은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30도를 육박한 어제 오후 시간에는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지금, 꽃들은 꽃잎을 굳게 닫았다.
꽃잎을 펼친 것들도 간혹 보이지만, 봄비에 취해 축 늘어졌다. 무거운 봄비의 무게를 잘 버텼다. 허리가 땅 바닥에 닿을 정도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인다.
사방으로 퍼져 후-불면 금세 날아갈 듯한 모양이었는데, 민들레씨도 봄비의 무게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나 보다. 물방울 달린 씨앗은 날아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봄비가 내리기 전, 어디론가 멀리 떠난 민들레씨는 어디선가 잠시 쉬었다 갈 것 같다. 먼 비행을 위해서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필요한 일일 것이다.
아직 먼 비행을 떠나지 못한 민들레씨 몇 개 남았다. 내일이면, 비행을 시작할 수 있을까. 비만 그치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가랑비 멈추고 봄바람 불면, 하늘 높이 고공 행진할 것이다. 이별의 아픔을 뒤로하고 미지의 세계로 새로운 시작을 알릴 것이다.
봄비 내리는 날, 공원 산책로에서 비에 젖은 민들레씨를 만났다. 봄비는 이별의 순간을 하루 더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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