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가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바로 순천이다. 2021년 순천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그보다 앞선 201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계산 선암사 입구에 도착했다.
조계산 선암사 가는 길, 아치형 무지개다리 승선교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다 승주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곧 선암사에 도착한다. 물 가득한 상사호를 만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골짜기로 들어서면, 선암사 주차장이다.
위치 : 순천시 승주음 선암사길 450(승주읍 죽학리 602)
관람시간 : 09:00 ∼ 18:00
입장료 : 무료
주차장에서 선암사까지는 계곡 옆 넓은 길을 따라서 가야 한다. 포장되지 않은 흙길은 작은 자갈이 밟히기도 하고 많은 방문객들을 포용하기라도 하듯 아주 넓어 보인다.
선암사 가는 길 왼쪽 옆은 조계산 정상에서 발원한 선암사천이 흘러간다. 12월 초임에도 계곡이 깊어서일까. 수량도 많고 흐르는 물소리가 힘이 넘친다.
1㎞정도 걸어왔을까. 작은 다리가 하나 보인다. 그 작은 다리 위로 또 다른 아치형 모양 다리가 위치한다. 바로 '승선교(昇仙橋)'이다.
승선교 다리 아래 작은 다리를 건너다 중간에 서서 바라보면, 승선교 모양이 뚜렷하다. 완전히 건넌 후 '승선교'를 다시 건너오면 선암사로 갈 수 있다.
많은 방문객들은 이 승선교 다리 위를 지나며, 멋진 포즈를 취한다. 한 폭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포토존 같은 장소가 되었다.
임진왜란 이후 화재로 무너진 선암사를 중건할 때, 이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일주문 도착하기 전, 자리잡은 아름다운 무지개다리, 승선교는 선암사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 배경, 근심이 사라지는 선암사 해우소
매일 들려야 할 곳 중 하나가 화장실이다. 지금은 화장실이라고 불리는 곳을 시골에서 어렸을 때는 '변소'라고 불렀다. 익숙한 말은 아이지만, 측간, 측간, 뒷간, 똥뒷간이라는 말도 썼다고 한다.
선암사의 측간은 언제 지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적어도 1920년 이전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 건물로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유산으로 지정되었다.(출처:안내자료)
뒷간인 해우소로 내려서 입구에 섰다. 대부분 목재로 만들어진 해우소 창살 사이로 겨울 바람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오른쪽이 여자용, 왼쪽이 남자용이다.
칸칸이 나누어지긴 했어도 일어서면, 주변이 훤히 보인다. 요즘 화장실처럼 칸막이가 높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사람의 어깨쯤 올라온 칸막이는 옆 사람이 안 보일 정도이다.
해우소 입구 오른쪽 벽면에 '선암사'라는 제목으로 정호승 시인의 작품이 붙어있다. 한 모임에 초대된 시인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 시의 배경이 된 선암사 해우소를 언급했다.
시인의 목소리로 직접 읇던 그때를 생각하며, 시를 읽어본다.
선암사 - 정호승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에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세계문화유산, 선암사 한 바퀴
선암사 입구에는 '삼인당(三印塘)'이라는 작은 연못이 있다. 불교의 중심 사상을 나타내고 있는 알 모양의 연못 안에 작은 섬이 있다. 삼인당을 올라서면, 일주문을 지난다.
선암사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 대웅전 앞에 도착했다. 대웅전 앞 넓은 마당 좌우로 '동서삼층석탑'이 균형을 맞췄다.
편안해 보이는 흙길과 마당, 낮은 담장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원통전 뒤편과 각황전 옆 담에 수령이 350∼650년에 이르는 오래된 매화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선암매'라고 불린다.
선암사는 봄에 찾아오면 더 예쁜 풍경을 볼 것 같다. 나뭇잎과 꽃잎은 모두 지고 나뭇가지만 남았다. 여러 곳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꽃나무들이 내년 봄을 기다리는 듯하다.
선암사 오른쪽 방향에 담장으로 둘러싸인 소나무가 한 그루 보인다. 한 가지를 곧게 위로 뻗어 올랐지만, 다른 한 가지는 낮은 자세로 길게 드러누운 듯하다. 여러 기둥을 세워 그 무거움을 받쳐 들었다.
선암사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순천에 가면, 가장 한국적인 사찰 '선암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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