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를 출발한 후, 작은굴목재를 넘고 천자암 쌍향수를 올려다 본 후, 운구재를 내려서니 송광사가 그리 멀지 않다. 내리던 눈은 그치고 산봉우리에 옅은 구름이 걸렸다.
송광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통로, 삼청교와 우화각
조계산 정상 장군봉은 선암사에서 가깝다. 송광사 뒤를 감싸고 있는 연산봉 능선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신평천은 주암호로 빠져든다.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사찰 입구는 계곡에서 흘러오는 신평천 물길을 건너야 한다. 그 위로 놓인 다리가 삼청교, 다리 위에 건물이 우화각이다.
입구로 들어서는 삼청교 위에서 계곡을 흘러내려온 물길을 담아본다. 아치형으로 만든 삼청교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천과 건물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우화각 위로 송광사 현판이 걸렸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천왕문으로 좌우에 사천왕이 호위하고 있다.
조계산 북서쪽에 자리잡은 송광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의 하나인 승보종찰(僧寶宗刹)의 근보도량으로서 한국불교와 역사를 함께해 온 유서 깊은 고찰이다.
16국사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하여 법보사찰 해인사, 불보사찰 통도사와 더불어 삼보사찰 중 승보사찰로 꼽힌다.
- 위치 :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안길 100(송광면 신평리 12)
웅장한 대웅보전 앞 넓은 마당 한쪽에는 소원을 간절히 기원하는 문구들이 빽빽하다. 건물 오른쪽으로 들어서니 잘 가꾸어진 배롱나무 멋있다.
꽃과 잎이 모두 떨어진 배롱나무는 꾸밈없이 속살을 온전히 드러냈다. 내년 봄 예쁜 연분홍 꽃을 피우려 한 겨울을 참고 견디어 낼 것이다.
법정 스님이 자주 걸으셨던 무소유길
송광사를 한 바퀴 둘러보고 힘차게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면, 삼청교 아래 징검다리 위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면, 일주문 앞이다.
일주문 아래로 1㎞ 정도 걸어서 내려가면, 주차장이다. 신평천 물길을 가운데 두고 한쪽은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 다른 쪽은 방문객들이 오가는 흙길이다.
▷ 무소유길 소개
송광사 불일암 무소유길은 법정스님께서 자주 걸으셨던 길로, 대나무숲을 비롯하여 아름드리 삼나무, 편백나무, 상수리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숲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천천히 따라가면 불일암에 다다른다.
불일암에는 평소 무소류를 실천하셨던 법정스님의 유언에 따라 스님께서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후박나무 아래 유골이 모셔져 있어 스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법정 스님은 1975년 10월부터 17년간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면서 1976년 대표적 산문집인 '무소유'를 출판했다.
2010년 3월 13일 송광사에서 다비식이 치러졌으며, 지난 2014년 3월 6일에는 법정스님 14주기 추모법회가 서울 길상사에서 있었다.
송광사를 오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걷게되는 무소유길을 걸으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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