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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행

'모란이 가니 작약이 왔다', 한밭수목원

by 워~워~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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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섭리를 누가 통제할 수 있을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싹이 솟아나고 꽃을 피운다. 깊어가는 봄, 모란이 가니 작약이 왔다.

 

화목정 정자 앞 물들인 작약

한밭수목원의 중심, 수생식물원 연못 가에 주변을 훤히 둘러볼 수 있는 정자, 화목정이 자리 잡았다. 연못 안에는 여러 수생식물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겨우내 물 속에서 깊은 잠에 빠졌던 수련들도 눈을 살짝 뜨고 예쁜 얼굴을 살며시 드러내기 시작한다. 살이 통통하게 찐 물고기들이 여유 있게 꼬리를 흔들고 지나는 방문객들 발걸음 멈추고 서서 바라본다.

 

작약
작약
작약
작약

 

지난 4월 수목원에서 활짝 핀 모란을 만났었다. 그때 꽃봉오리만 내밀고 있는 작약을 쳐다보며, 만개하면 다시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벌써 2주가 훅 지나가 버렸다.

 

화목정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궁금한 마음이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멀리서도 주변을 짙게 물들인 작약의 모습이 금세 눈길을 끌어 당긴다.

 

예쁜 꽃들 사이로 방문객들이 들어섰던 흔적이 남았다. 그래서 꽃이 꺾이고 밟힌 탓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통제하는 직원 모습이 보인다.

 

최대한 작약꽃과 가까이서 멋진 추억을 남기려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어찌 말릴 수 있을까. 작약 꽃줄기가 부러지지 않도록 가능한 한 멀리서 꽃을 담으려 한다.

 

지금, 수목원 작약은 절정인 듯하다. 만개한 꽃을 만나기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데, 올해는 그런대로 때를 잘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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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작약
작약
작약

 

2주 전쯤 봤던 수목원 모란은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몇 송이 밖에 볼 수 없었다. 그에 비해 작약은 모란꽃 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폈다.

 

그때 폈던 모란은 흔적이 없다. 모란이 가니 작약꽃이 활짝 핀 것이다. 시인 신은숙 님의 '모란이 가면 작약이 온다'는 글이 지금 딱 어울린다.


'모란이 가면 작약이 온다' / 신은숙

 

나는 작약일 수 있을까,
 
문득 작약이 눈앞에서 환하게 피다니
거짓말같이 환호작약하다니
 
직박구리 한 마리 날아간 허공이
일파만파 물결 일 듯
브로치 같은 작약 아니
작약 닮은 앙다문 브로치 하나
 
작작 야곰야곰 피다니
 
팔랑,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작약은 귀를 접는다
그리운 이름일랑 죄다 모아
저 귓속에 넣으면
세상의 발자국도 점점 멀어져
나는 더 이상 기다리는 사람이 되지 않으리
 
산사에 바람이 불어
어떤 바람도 남지 않듯


작약꽃 꽃말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과 '부끄러움'이라고 한다. 화목정 옆 공간에 화려하게 물들인 작약이 수줍음과 부끄러움이라는 꽃말과 자연스레 연결이 되지 않는다.

 

환하게 웃고 있는 작약의 모습은 꽃말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5월 중순으로 들어서는 한밭수목원에 작약꽃이 웃으면서 기다린다.

 

모란꽃 가니 작약꽃이 왔다. 작약꽃 가면 어떤 꽃이 올까. 새꽃을 기다리는 마음 궁금함과 설렘으로 가득해진다.

[아름다운 여행]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진한 꽃 향기 풍기는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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