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내고 있는 대청호 일몰
긴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물이 부족하여 제한급수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활짝 피어 있어야 할 벚꽃도 오는가 싶더니, 소리 없이 떠난듯하다. 목마른 듯 붙어있던, 꽃잎이 살랑거리는 바람에 힘없이 날리고 있다.
지금 대청호 모습은 어떨까. 이전에는 이곳까지 물이 가득했었는데, 넓은 활주로처럼 바닥이 훤히 드러났다. 드러난 바닥도 건조해져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뿌옇게 먼지가 일어난다.
물가를 만날때까지 한참을 걸어온 것 같다. 해는 기울어 서쪽하늘 저녁노을로 붉게 물들었다.
물 빠진 대청호반, 바닷가 백사장을 닮아간다. 더 이상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늘에는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다. 비는 언제쯤 내리려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빠진 물 채우려면, 수백미리는 내려야 할 것이다. 밭작물의 목을 축일 정도가 와줘도 고마운 마음이다. 그러나 온누리에 흡족하게 뿌려줬으면 좋겠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대청호 풍경
해는 서쪽 하늘 골짜기 깊숙한 곳으로 숨어 들었다. 대청호도 어둠이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멀리 산 능선도 호수가 나무도 어두운 형체만 남기고 있다.
푸르던 호수물도 산과 나무를 닮아가고 있다. 희미하게 비치는 불빛만이 어둠 속으로 빠져들지 않고 다가오는 어둠을 밀어내고 있다.
어둠이 내리는 대청호반에 빈의자는 어둠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무심코 넓은 대청호만 바라보고 있다. 환한 대낮에 오랫동안 봐 왔을 텐데, 지루하지도 지치지도 않은가 보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곁눈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편단심으로 대청호만 쳐다본다. 낮이건 밤이건 늘 대청호바라기인가 보다.
한바퀴 돌아보는 동안, 나무 꼭대기 위로 밤하늘 높이 달이 떠올랐다. 어두워진 시간, 밤새 심심할까봐 대청호와 함께 할 것 같다.
대청호에서 쉬려고 하던 새들 발자국 소리에 깜짝 놀랐나 보다. 고된 날개를 넓게 펴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일몰 후 잠시 대청호반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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