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 창 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하다. 좀 충분하게 내렸으면 좋았을 텐데, 이슬비도 곧 그칠 것 같다. 봄비 내리는 날, 대청호반에 있는 이현동 생태습지를 찾아간다.
대청호반 이현동 생태습지와 마을길
직동마을에서 생태습지 가는 길
이현동 마을을 가려면, 시내버스 71번을 타는 것이 편리하다. 71번 시내버스는 대전동신과학고와 신탄진 용호동을 왕복한다. 지하철 종점인 판암역에서 내린 후, 대전동신과학고까지 가는 버스로 환승했다.
종점에서 10시 30분에 출발하는데,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비룡동 버스승강장에 도착하자마자 신탄진 용호동으로 가는 71번 시내버스가 들어오고 있다. 간신히 시간에 맞췄다.
버스 안에서 대청호를 바라보니, 물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현동에 도착하기 전 직동마을에서 내렸다. 직동마을에서 이현동 습지로 이동하려고 한다. 직동까지 오려면, 대전역 동광장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 60번을 이용해도 된다. 버스에서 내리니, 마을 뒷산은 구름으로 덮여있고, 논에 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 이현동 생태습지 갈 때, 이용 가능한 시내버스 : 71번, 60번
- 승용차 이용시 마을 주차장 있음
이현동 생태습지는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의 도착 지점이면서, 2구간의 출발 지점이다. 이정표 방향을 따라서 이동하면 데크로드 시작된다. 이전에는 효평천을 건너는 데크로드 다리가 없어서 먼 길을 돌아왔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편리해졌다.
이 다리를 건너기만 하면, 이현동이다. 습지로 가는 대청호 주변도 구름과 안개로 잘 보이지 않고 있다. 데크전망대 위에 놓여있는 두 의자가 서로 다정해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앉아 있는 모습이라면, 더 멋진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현동 생태습지 풍경
데크로드를 지나면 걷기 편한 흙길이다. 어젯밤 내린 비에 길바닥도 촉촉하게 젖었다. 습지에는 작년에 자랐던 갈대와 억새 그대로이다.
습지 옆으로는 호박덩굴 올린 긴 터널이 있다.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겁게 호박축제를 참여할 것이다.
산책로 오른쪽 대청호 방향은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 군락지이다. 예쁘게 돋아나오는 잎은 곧 짙은 녹색으로 변신하여 시원하게 덮어줄 것이다. 왼쪽으로 펼쳐진 넓은 습지 안에는 조금씩 갈대 싹 올라오고 있다.
배오개천은 습지 옆을 흘러 대청호로 흘러들어 간다. 천변 둑방에 홍매나무 몇 구루 자라고 있다. 봄비에 충분히 목을 축였는지, 꽃봉오리에 물방울 맺혔다.
긴 터널 끝나는 곳은 넓은 광장이다. 광장 주변에는 여러 조형물이 설치되었다. 광장 바닥에 깔아놓은 보도블록 사이로 잔디 새싹 올라오고 있다.
이현동 마을길
광장에서 마을길로 들어서고 있다. 길 옆에는 몸집과 꽃이 작아서 거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꽃들도 활짝 피었다.
허리를 굽히고 앉아서 목을 길게 내밀어야 볼 수 있는 꽃들이다. 최대한 가까이서 눈을 맞춰 봤다. 크든 작든 각각 자신만의 색깔과 멋을 가지고 있다.
고개를 높이 들고 올려다 봤다. 옛날 수동 수도 펌프 사진이 정겹게 느껴진다. 마중물을 펌프 위에서 붓고, 재빠르게 펌프질을 했었다.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마을을 빠져나오려는데, 낮은 담에 걸터앉은 멋있는 분이 다음에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건넨다. 호박꽃을 들고 웃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마을에서 신탄진 방향 도로를 따라서 조금 더 걸었다. 큰 느티나무 아래에 이현동 마을 유래비가 서 있는 곳이다. 봄비 그친 안개 낀 날, 대청호반 이현동 습지와 마을길을 한 바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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