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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둘레길

계족산 자락, 동춘당생애길에서 만난 이야기 4가지

by 워~워~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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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하던 날씨가 오후 들어 쾌청한 가을날로 변신했다.

추석 연휴가 이어지는 시간, 동춘당을 찾아간다.

 

시내버스에서 내려보니, 가족 단위의 동춘당 방문객들 많다.

동춘당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입구에 서있는 동춘당생애길 안내판을 살펴보고, 안내에 따라 걸어본다.

 

 동춘당

- 위치 : 대전 대덕구 동춘당로 80(송촌동)

- 지정별 : 보물 제209호

송준길의 아버지 송이창이 세웠으며 일부가 허물어지자 1649년 송준길이 중건한 별당 건물이다.

동춘당(同春堂) 현판은 송준길 사후 우암 송시열이 직접 써서 걸어둔 것으로 동춘당이란 ‘인(仁, 春)을 구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동춘당
동춘당
동춘당생애길-안내판
동춘당생애길 안내판

스토리가 흐르는 동춘당생애길 

- 이동경로 : 하나로병원 사거리→동춘당→옥류각→용화사, 봉황마당

- 이동거리 / 소요시간 : 5㎞ / 약 3시간

 

안내도에 동춘당에 대한 자세한 소개의 글이 적혔다.

그중 첫 번째 이야기를 옮겨본다.

 

첫 번째 이야기, 남을 먼저 배려하는 아이

송준길은 어려서부터 인정이 깊고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년이었다.

그가 다섯 살 때 아버지가 마침 먼 곳에 나가 계시었는데, 그 어머니가 농담으로 ’네가 글을 알면 인편에 편지를 써서 보낼 텐데 그렇지 못하니 부끄럽구나‘ 하자, 송준길은 부끄럽게 여겨 이 때부터 글자를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아버지가 약한 체질에 건강을 해칠 것을 염려하여 허락하지 않았다.

아홉 살이 되었을 때, 한 살 아래인 친척 송시열이 그의 집에 와 같이 지내면서 아버지 송이창에게서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

 

이때 송시열의 옷이 해져서 이가 생기면 송준길은 문득 그 어머니에게 청하여 자기가 입은 옷을 송시열에게 주었다 한다. 어려서부터 송준길의 마음 씀이 이러했다. <동춘당 연보>

 

동춘당에서 도로 따라 올라서면 계족산 절고개로 들어서는 입구에 도착한다.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마을 앞 완만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옥류각과 가깝다.

 

옥류각
옥류각

 

옥류각 아래 작은 암벽으로 폭포를 이뤘다.

폭포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 시원하게 울려퍼진다.

두 번째 이야기, 송준길 선생의 옥류각 관련 시

좋은 벗 인연 따라 찾아왔기에

지팡이 짚고 함께 대에 오르니

층암에는 옥 같은 맑은 물 흘러내리고

장맛비는 푸른 이끼 씻어 내었네

 

부드러운 담론 속에 정 더욱 깊어지고

소리 높여 시 읊으니 기상 우레와 같네

하늘의 운행엔 복이 있으니

칠일에 다시 벗이 찾아오리라

 

쉼터-의자
쉼터, 의자 옆 갓모양
동춘당-조형물
동춘당 조형물과 글

 

 

옥류각에서 돌아나와 임도로 들어섰다.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자 마자 오르막 길이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것이 이치가 아닌가.

두 번째 오르막길 중간쯤에 근엄하게 서 있는 동춘당의 모습이 보인다.

 

어떤 스토리가 들어있을까.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 본다.

 

세 번째 이야기, 벼슬길은 신중하게 사정(邪正)의 구분은 엄격하게

송준길이 관직에 나아가고 물러갈 때는

반드시 시세(時勢)를 생각하고 의리(義理)를

헤아린 다음에야 행동하였다.

 

그러므로 비록 누차 조정에 들어가기는 했으나

끝까지 오랜 기간 머무르지는 않았으며

그의 언론(言論)은 차분하면서도 명확하여

모난 데가 없었다.

 

일에 대해서는 올바르고 적절하게 처리할 뿐 이해(利害)를 돌아보지 않았고 특히 그릇되고 올바른 것(邪正)을 변별하는 데에는 몹시 엄격하게 맺고 끊는 듯하여 끝내는 하후에 관작이 추탈(追奪)되기도 하였다.

 

산책로
산책로
동춘당-조형물
동춘당 조형물과 글

 

추석 연휴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동춘당생애길에서 산책하는 사람들 많이 만난다.

어린아이부터 연세 드신 분까지 모두 여유 있어 보인다.

 

산책로에서 만난 동춘당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번에도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여본다.

 

네 번째 이야기, 내 무덤에 비석을 세우지 말라

임종할 때에 또한 경계의 말씀을 남기었다.

슬퍼하는 글이나 찬양하는 글을

남에게 청하지 말고

나를 위해 비석(碑石)을 세우지 말며

임금에게 시호(諡號)도 청하지 말고

다만 조그마한 표석(表石)에

이름 석 자만 새겨 두도록 해라

 

동춘당-설명-글
동춘당 관련 설명 글
봉황마당-조형물
봉황마당 조형물

 

계족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 봉황마당에 도착했다.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동춘당생애길을 걸었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면서, 쉬어 갈 수도 있다.

산책로를 걸으면서 동춘당의 생애를 들여다보며, 그때 이야기에 귀기울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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