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꽤나 무더울 것 같다. 아침부터 후덥지근하고 햇볕이 강하여 눈이 부신다.
이전에 내린 비에 계룡산 계곡은 어떤 모습일까.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를 기대하며 유성온천역 6번출구 버스정류장에서 갑사행 시내버스를 탑승했다.
구암역과 현충원역을 경유한 버스는 막힘없이 삽재를 넘어간다. 청벽삼거리에서 갑사방향으로 좌회전한 버스는 타고 내리는 사람도 없어 고속으로 달린다.
출발한지 45분 정도 소요되어 갑사주차장에 도착했다. 버스는 신원사를 향해 주차장을 돌아나간다.
- 대전에서 버스타고 갑사 가는 방법
- 시원한 갑사, 동학사 계곡물 풍경
대전에서 시내버스 타고 갑사 가는 길
- 09:35 갑사, 신원행 340번 충남대 출발
- 09:38 유성온천역6번출구버스정류장 탑승
- 10:07 청벽삼거리, 마암리 경유
- 10:20 갑사주차장 도착 (산행)
- 15:22 동학사주차장 대전역행 107번 출발
이동경로
- 갑사주차장-갑사-용문폭포-금잔디고개 안전쉼터-남매탑-남매탑하단 안전쉼터-동학사-동학사주차장
이동거리 : 9.45㎞
시원한 폭포 소리, 갑사 계곡
주차장에서 내리면 갑사 진입로 울창한 숲길로 이어진다. 입구 오른쪽에 새 현수막이 하나 붙었다. 계곡 내 출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안내문이다.
국립공원 계곡에는 '출입금지'라고 적힌 표지판들이 많이 붙어있다. 일년내내 그런 줄 알았는데, 무더운 여름휴가철에 한시적이나마 계곡 일부를 개방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계룡산국립공원 내 계곡 출입 한시적 허용 안내
- 허용기간 : 2023. 7. 1.~8. 31.
- 허용구간
- 갑사주차장 입구(용천교)~상가 앞 임시교량
- 용추교~철탑상회
- 허용범위 : 손, 발을 담그는 행귀
- 금지행위 : 수영, 목욕, 취사, 흡연, 텐트, 그늘막, 물놀이도구(튜브), 동식물 채집 등
안내문을 확인하고 늘 제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갑사 일주문을 지난다.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 들려오기 시작한다. 일주문을 지나 갑사탐방지원센터 앞에 도착했다.
갑사탐방지원센터 앞 안내판에는 계룡산 등산로 지도와 함께 '주요 탐방코스' 를 소개하고 있다. 오늘 가고자 하는 목적지와 코스는 이미 정했지만, 탐방코스를 다시 확인하고 출발한다.
1코스. 보통코스
- 갑사주차장-갑사-금잔디고개-삼불봉
- 거리 : 3.9㎞, 시간 : 2시간 30분
2코스. 어려운 코스
- 갑사주차장-갑사-원효대-연천봉-관음봉고개-관음봉-삼불봉-남매탑-동학사-동학사주차장
- 거리 : 10.2㎞, 시간 : 6시간 30분
3코스. 보통코스
- 신원사탐방지원센터-신원사-고왕암-연천봉
- 거리: 3.2㎞, 시간 : 2시간 30분
4코스. 어려운 코스
- 신원사탐방지원센터-신원사-고왕암-연천봉고개-연천봉-관음봉-삼불봉-동학사-동학사주차장
- 거리 : 10㎞, 시간 : 6시간
5코스, 보통코스
- 동학사주차장-동학사-은선폭포-관음봉
- 거리 : 4.3㎞, 시간 : 3시간
6코스, 어려운 코스
- 동학사주차장-동학사-은선폭포-관음봉-자연성릉-삼불봉-남매탑-천정-동학사주차장
- 거리 : 9.5㎞, 시간 : 5시간 30분
갑사 옆 계곡 입구에는 금잔디고개와 연천봉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다. 지금은 금잔디고개로 올라서 동학사계곡으로 내려가려 한다.
갑사계곡은 울창한 숲길이다.
갑사계곡은 시원한 물길이다.
잎이 무성한 나무와 물이 계곡을 가득 채웠다.
용문폭포 앞 데크 전망대 앞에 도착했다.
이전에 왔을 때는 수량이 매우 적었는데, 내린 비에 수량이 크게 늘었다.
우렁찬 물소리를 내뿜으며 물속으로 깊숙이 내려앉는다.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는 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멀리 계곡 아래로 흘려보낸다.
계곡을 흐르는 물길은 험난하다. 평탄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물길 모양이 어떻든 불평하지 않고 주어진 길에 순응하며 지혜롭게 대처한다.
가파른 곳은 쏜살같이 흐르며 시원한 바람을 일으킨다. 바삐 달리던 계곡물은 넓은 웅덩이에서 여유를 갖고 조금 쉬었다 간다.
계곡에 크고 작은 폭포가 많이 생겼다. 크고 작은 웅덩이도 생겼다. 웅덩이는 욕심부리지 않고 물을 받을 만큼만 채우고 자연스럽게 밑으로 내려 보낸다. 장마철에 볼 수 있는 계곡 풍경이다.
어떻게 이 많은 물이 계속 흘러내릴까. 높고 깊은 계곡을 품고 있는 산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빗물을 넉넉하게 받아뒀다. 비가 그친 뒤 기다렸다는 듯 필요한 만큼 조금씩 내보낸다.
신흥사 앞을 지나고 있다. 갑사에서 금잔디고개까지 절반 정도 거리다. 늘 그랬듯이 암자 뒤로 기를 한껏 끌어 모은 듯한 암벽을 올려다본다.
아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줄기가 약해졌다. 물소리도 덩달아 작아진다. 계곡 아래를 지날 때, 우렁찼던 소리보다 부드럽게 들려온다.
계곡에는 물 흐르는 물길이 있다. 바람 지나가는 바람길이 있다. 사람이 지나는 사람길이 있다. 물길이 끊겼다. 바람도 끊겼다. 사람길 밖에 없나 보다.
나뭇잎이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계곡을 흐르는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가.
적막한 계곡에 시원한 바람이 스쳐간다. 그 시원함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적절하게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마에 땀은 흐르지만 눈과 귀, 몸은 계곡이 주는 선물인 시원함을 누릴 만큼 흡족하게 누리고 있다.
금잔디고개 오르는 길은 돌바닥이다. 경사가 급한 오름길을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고개에 올라서니 바람이 분다. 안전쉼터 의자에 앉아 등산화를 벗었다. 충분히 쉬었다가 출발한다. 삼불봉 고개를 너머 남매탑으로 내려섰다.
남매탑에서 천정탐방지원센터로 갈 수 있다. 오늘은 동학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내려서는 등산로도 금잔디고개 올라서는 길과 같이 돌계단이다.
금잔디하단안전쉼터에 도착하니 물소리 들리기 시작한다. 돌다리 건너며 손을 계곡물에 담가본다. 손이 시럽다. 깊은 계곡을 흐르는 물은 한여름철 무더위를 식혀 줄 준비를 마쳤다.
갑사계곡에서는 물길과 반대로 걸었지만, 동학사에 도착할 때까지 계곡을 흐르는 물길 따라 걷는다. 계곡물과 오랫동안 동행한다.
시원한 물속으로 첨벙, 동학사 계곡
동학사에 도착했다. 뜨거운 햇빛 받으며 수련 활짝 폈다. 물이 가득 찬 것을 보니 한동안 편하게 지낼 듯하다.
산책로 옆 동학사 계곡을 흐르는 물길 따라 천천히 걷는다.
동학사 도착 전 계곡에 출입금지 표지판 붙어있다. 계곡 어디선가 앉아 발이라고 담그고 싶었는데, 좀 아쉬운 마음을 갖고 걷고 있다.
동학사를 출발했는데, 갑사계곡처럼 계곡 출입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현수막이 보인다. 지금까지 동학사 계곡을 오가면서 일년내내 출입금지 구역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구간이 조금 짧기는 하지만, 이미 물속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냥 지나치기가 아쉽다. 산행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데워진 몸을 식혀야 한다.
계곡물로 내려갔다. 등산화를 벗어놓고 물속에 풍덩 발을 담근다. 물이 무릎까지 올라온다.
물과 하나 되었다. 물가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본다. 물소리를 듣는다. 온몸으로 물을 느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산행으로 더웠졌던 몸을 충분히 식혔다.
국립공원 내 계곡 출입 한시적 허용 안내
- 허용기간 : 2023. 7. 1.~8. 31.
- 허용구간
- 청렴교(홍살문) 30m 상단~제2동학교
- 옛길돌다리 60m 하단~30m 상단
- 허용범위 : 손, 발을 담그는 행위
동학사 계곡물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한다.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 쉼터에서 쉬는 사람들도 많다. 주차장 주변 계곡물은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나무가 없어 아쉽지만, 다리 아래 계곡물에서 시원함을 만끽하고 있다.
갑사계곡에서 동학사계곡까지 울창한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과 동행했다. 그 안에서 무더위를 잠시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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