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 동행 전, 길거리에서 그림과 만나다 "
며칠 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때가 많았다. 여러 번 그 도로를 오갔는데, 그날 보이지 않던 것이 시선을 끌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재개발 지역이 많다. 아파트를 새로 짓기 위해 공사 지역에는 높은 벽을 설치한다. 벽에는 대체로 그 지역에 관련된 관광지 내지 홍보하는 그림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이곳은 아파트 건설 현장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벽에 익숙하지 않은 그림들이 있었다.
◇ 거리에서 만난 행복 동행 전, 이코노텍스트 회원전
시인 나태주 님의 풀꽃이라는 시에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내용이 나온다. 오래 볼 수 있는 안목이 없어 짧은 시간 동안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려고 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는데 이 역시 나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림 자체가 생소하고 이코노텍스트라는 말도 모르는 상황에서 30개 이상 되는 그림을 마음 속에 담았다.
◇ 이코노텍스트
이코노텍스트를 검색해 보았다. 맨 위에 복숭아 작가 박경희 님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코노텍스트 전이 열린다는 소식도 있고, 학술교육원에 논문 연구 제목도 보인다. 중도일보에 사람 코너에 행복 동행 전이 보도되었다. 글과 그림의 속성을 유지하면서도 텍스트와 이미지를 융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 수학과 미술의 만남
점, 선, 면은 도형의 기본 요소이다. 이것을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있다. 점묘법으로 그림을 그린 대표적인 화가는 프랑스 출신 조르주 쇠라이다. ‘그랑트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은 2년이 걸려 완성했다고 하니 대단한 끈기가 필요해 보인다. 네덜란드 출신인 피에트 몬드리안은 가로, 세로 방향으로 선을 그어 생기는 면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린 것이 특징이다. 이것 또한 수학과 미술의 융합이다.
◇ 사람과 사람의 만남
글과 그림이 결합하고 점, 선, 면이 만나서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진다. 어찌 두 개만의 결합만 있겠는가.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만남이 이루어지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작품은 계속 탄생할 것이다. 길거리에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있고 다양한 융합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길거리 전시회 제목처럼 행복 동행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길거리의 전시된 그림을 바라보기는 어려운 일이다. 빨리 걷다보면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잠시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때가 되었는지 행복 동행 전 그림 앞에 있는 가로수에서 은행 떨어지기 시작한다. 인도에도, 풀 속에도, 도로 변에도 우수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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