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멀리 물러나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분다. 무더위로 엄두가 나지 않던 계족산성을 찾아간다. 현재 계족산성 서문터 주변은 붕괴로 보수 중이어서 폐쇄되었고 남문터와 봉수대 지역만 탐방이 가능하다.
현재 유일한 입구, 계족산성 남문터
계족산성을 오르는 최단코스는 장동산림욕장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장동산림욕장은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지만, 절고개 방향으로 하산할 생각이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간다.
시내버스 74번은 대한통운종점에서 장동2구까지 왕복 운행한다. 배차간격이 40분으로 아주 긴 시간은 아니다. 오후 1시 20분에 대한통운종점을 출발한 버스는 대략 15분 전후에 와동현대아파트버스정류장을 경유한다.
1시 35분에 탑승한 버스는 장동고개를 넘고 마을을 지난 후 10분 정도 후면, 장동산림욕장 입구에 도착한다. 산림욕장 입구는 특히 주말이면 교통이 혼잡하다.
넓은 주차장은 승용차로 꽉 차 있고 도로 양편으로 먼 거리까지 길게 차들이 늘어섰다. 황톳길을 걸으려는 방문객들도 매우 분주하다.
돌아올 것 같으면, 신발을 벗어놓고 가는 것이 편리한데, 다른 곳으로 내려갈 예정이어서 신발을 벗어 들고 가방에 집어 넣었다.
숲속공연장을 지나 제1정자에서 계족산선을 오르는 최단코스인데, 서문터가 보수 중이어서 올라갈 수가 없다. 임도삼거리 방향 황톳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왼쪽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에 장동산림욕장 3.5㎞, 임도삼거리 1.1㎞라고 적혀있다. 계족산성까지는 0.7㎞로 능선까지가 0.2㎞, 산성까지 능선길이 0.5㎞로 가까운 편이다.
능선에 도착하여 왼쪽 방향 능선길로 조금만 더 올라서면, 계족산성 남문터 입구가 올려다 보인다. 남문터 서쪽 벽 방향으로 멀리 길게 펼쳐진 계룡산 능선이 조망된다.
남문터 입구로 올라서기 전, 계족산성 배치도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치도에서 보는 것처럼 최단코스는 서문터로 진입하는 것인데, 현재는 남문터로 들어서야 한다.
남문터 안으로 들어서 성밖을 바라보면, 추동 방향 대청호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서쪽 방향으로는 봉화정 정자가 자리잡은 계족산 정상 봉우리가 우뚝 솟았다.
정상 너머로는 대전 시내 모습이 숨어있다. 오후 햇빛이 뜨거웠었는데, 구름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파란 가을 하늘을 가려 버렸다.
사방팔방 전망대, 계족산성 봉수대
남문으로 들어서 느티나무가 서너 그루가 서 있는 언덕 위로 올라서면 봉수대가 기다린다. 여러 젊은이들이 이미 도착하여 풍경을 바라보며, 사진에 담기 바쁘다.
나지막하게 쌓아 올린 봉수대 테두리에 올라서면, 사방팔방으로 멀리까지 천리안처럼 바라 볼 수가 있다. 오랜만에 시원한 풍경을 바라본다.
구름이 끼지 않은 파란 가을 하늘만을 볼 수 없어 조금 아쉬움은 남지만, 푸른 산과 대청호가 잘 어울린다. 며칠 전 내린 비에 대청호는 더 넉넉한 모습이다.
수많은 산 능선들이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가까이 눈에 익은 산은 옥천 군북에 위치한 고리산이다. 그리고 서대산 봉우리가 고개를 내민 듯하고 계룡산 봉우리는 멀게 느껴진다.
봉수란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변방의 긴급한 군사 정보를 중앙에 전달하는 군사 통신 제도이다. 계족산 봉수대는 경상도 방면에서 도착한 긴급한 소식을 청주와 충주로 연결하여 서울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서문터 부근 보수공사가 어서 완공되어 계족산성의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선선한 바람 부는 가을 날, 황톳길을 걷고 계족산성에 대청호와 가을 하늘의 멋진 어울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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