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가 지속되는 1월 둘째 주 토요일이다. 추운 날씨에 살아가는 것이 힘들게만 느껴지는 세상이지만, 아주 작게 보이는 모습 하나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오늘 가장 훈훈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훈훈한 행복을 주고 말없이 떠난 젊은 청년
20년 정도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에 있던 단독주택들이 하나씩 허물어지고 재개발이 되면서 또 하나의 아파트가 올라간다. 그곳에는 작은 골목길과 고물상들이 여러 곳이었다.
폐지를 줍고 모아서 고물상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을 자주 보곤했다. 지금은 개발되면서 골목길도 볼 수 없고 남았던 고물상도 어디론가 떠나 폐지를 줍는 분들도 뜸하게 만난다.
주말 오후 천변 산책로, 폐지 가득 실은 리어카
오늘은 토요일 오후 시간이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외투를 걸치고 인근 유등천으로 산책을 나갔다. 반바지를 입고 뛰는 사람도 있고 반려견과 함께 동행하는 분들도 보인다.
유등천변 둔치에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분리되어 물길따라 이어진다. 대전천과 유등천이 합류되는 지점을 지나갈 때,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분을 보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리어카를 끌며 오는 것일까. 동네길도 아니고 넓은 천변 산책코스를 따라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가까운 거리가 아닐 듯하다.
유등천 서편 산책로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동편 산책로로 연결된다. 폐지를 실은 리어카는 다리를 건너 둔치에서 제방 위 도로로 올라가려 하는 듯하다.
산책로에서 자전거 도로로 연결된 곳은 경사가 완만한 언덕길이다. 그리고 자전거도로를 따라 가다가 다시 제방 위 도로까지 올라서야 한다.
평평한 산책로에서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자전거 도로로 연결된 완만한 언덕을 올라가는 리아카의 속도라 느려진다.
가던 길 멈추고 리어카 뒤를 밀고 있는 젊은 청년
몸을 앞으로 숙이고 힘들게 경사면을 오르고 있다. 건너편에서 바라보다 밀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발길을 옮기려는 순간, 반대방향에서 자전거 도로를 뛰어오던 3명 중 1명이 뛰던 걸음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리어카 뒤에서 밀기 시작한다.
산책로에서 자전거도로까지만 밀어준 것이 아니다. 조금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다가 다시 제방 위 도로까지는 언덕이다.
제방 위 도로까지 리어카를 밀어 준 젊은 청년은 아무 말없이 뒤돌아서서 가려했던 방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았을 때, 앞에서 리어카를 끌고 있는 분과 뒤에서 밀고 있는 젊은 청년은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 뒤에서 누가 밀고 있는 것을 느낌으로 전해졌을까.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알 길도 없다. 그저 언덕을 오를 때까지 묵묵히 뒤에서 밀어주고는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가던 길을 떠난 것이다.
살아있는 작은 눈길과 손길
오늘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급히 사진 한 장을 담았다. 소소하게 보인 작은 친절과 손길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힘들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작은 도움을 주려는 눈길과 손길이 살아있다. 그 작고 따뜻한 행동 하나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다.
이와 같은 젊은 청년들이 함께 하는 한, 이 사회와 나라의 미래는 밝게 느껴진다. 사진 한 장을 공유하며, 훈훈함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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