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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행

서울 숲에서 처음 마주친 '멍하니'

by 워~워~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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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에서 주차장 옆 시민참여정원

수인분당선 3번 출구에서 직진하면 서울숲입구교차로가 나온다.

교차로에서 건널목 맞은편 코너에 흰색으로 만든 글씨 '서울숲'이 보인다.

 

서울숲-글씨-조형물
서울숲

건널목을 건넌 후 주차장 옆 화단으로 무심코 들어갔다.

입구에 '시민참여정원'이라고 적혀있다.

 

시민참여정원-표지판
시민참여정원 표지판

 

이때까지도 서울숲 출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고,

무심코 화단이 있어 들어가 본 것이다.

 

처음 와 보는 곳이다 보니, 

위치와 방향을 모르고 걷고 있는 중이다.

 

정원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이름을 모르는 여러 풀들이 자연스럽게 자란 모습이다.

 

그중 예쁘게 핀 꽃이 하나 보인다.

모습은 익숙한 것 같은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궁금하면 검색해 볼 수 밖에 없다.

많이 들어봤던 이름, 개미취다.

 

억새와-개미취
억새와 개미취
개미취
개미취

 

시민참여정원 작은 화단 앞에 안내판이 하나 보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용을 읽어 본다.

멍하니-설명글
멍하니 설명글

 

제목이 '멍하니'다.

내용은 둘째치고 '멍하니'라는 제목을 보고 웃음이 나온다.

 

친근하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는 혼자 웃음이다.

천천히 내용을 읽어 보았다.


’은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사람들에게 주어진 선물이며 습관입니다.

하니’는 전 세계의 인류가 각각 꿈꾸는 희망이며 달콤합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하니’를 추구하지만, 사람에게 주어진 기막힌 선물 ‘멍’은 잊어버리고 살고 있습니다.

‘멍하니’는 여러분에게 희망과 하니 그리고 멍때림을 즐기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정원의 나무와 풀들, 그들의 이름을 알지 못해도 좋습니다.

여러분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요즘 '멍'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보는 것 같다.

'하니'는 추구하는데, '멍'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는 말에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힌 것 같아 '멍하니'라는 말이 마음 깊숙하게 들어왔다.

 

멍때림을 즐겨야 하지 않는가.

'멍'은 잊어버리고 살면 안 되지 않는가.

'멍하니' 앞에서 한참동안 웃음을 삼켰다.

 

정원 안으로 더 들어서니 또 다른 설명글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목이 ' 초심(草心)', ' 풀의 마음을 읽다' 이다.

 

초심-설명글
초심 설명글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산과 들에 이름 없는 풀이라며 사람들은 멸시하지만, 이름 없는 풀은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모를 뿐입니다.

풀들은 자신만의 이름과 아름다운 특징을 갖고 있으며 다양하고 생기에 차 있습니다.


멸시까지는 아니지만, 정원에 있는 꽃과 풀의 이름을 모른다.

설명처럼 모두 각자의 이름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꽃과 식물의 이름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크든 작든 예쁘든 그렇지 않든 각자의 고유의 정체성과 특징과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해국
해국
시민참여정원
시민참여정원

 

이름 모를 풀들의 마음을 보려 한다.

작은 잎과 가지에 그려진 마음을 들여다 보려 한다.

 

서울숲 공원을 둘러보고 종합안내도를 확인해 보니, 시민참여정원은 PARK 3 지역 안에 포함된 곳이다.

그럼에도 주차장을 경계로 시민참여정원은 뚝 떨어진 외진 곳에 있다.

 

서울숲을 온다 하더라도 일부러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 같다.

방문객들의 관심 대상에서 제외된 곳일 듯하다.

 

그런데 우연히 서울숲 공원을 찾아가다가 처음 들린 곳이 시민참여정원이었다.

그럼에도 '멍하니'와 '초심'을 만나 웃음 짓고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멍'을 잊고 살지 말자.

 

PARK 3에서 볼 수 있는 것

(26) 소원의 폭포, (27) 작은동물의 집, (28) 전망데크, (29) 꿀벌정원, (30) 곤충식물원, (31) 나비정원, (32) 갤러리정원, (33) 체험마당 (34) 시민참여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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