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최고봉 식장산, 최단 코스 겨울 풍경 및 일몰
온통 뿌옇다. 창밖을 내다봐도 산 형체가 전혀 안 보인다.
오후에 들어서야 산 능선이 희미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바람이 계속 강하게 불고 있어 미세먼지는 서서히 걷힐 것 같다.
창문도 열지 않고, 집안에서만 있자니 답답한 마음이다.
미세먼지는 곧 없어질 것으로 생각되어서 식장산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최단코스로 올라가야 한다.
고산사 방향으로 가기 위해 511번 시내버스를 탔다.
으능정이 거리를 지나는 버스 안에서 대전스카이로드 앞에 설치되어 있는 대기질 측정기를 보니, 미세먼지는 보통이고, 초미세먼지는 나쁨 단계이다.
대성동 삼거리, 고산사입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했다.
고산사와 식장사를 경유하는 넓은 길을 놔두고, 도착 전 좁은 오솔길로 올라섰다.
작은 계곡에 벌써 봄이 오려는지, 물이 졸졸졸 흘러내리고 있다.
능선길을 걷는 내내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다. 바람의 힘이 대단하다.
정체되어 버티고 있던 미세먼지를 서서히 밀어내고 있다.
다행히도 쌓인 눈이 없다. 음지에 조금 흔적이 남아있지만, 미끄러운 정도는 아니다.
정자라고 하기는 좀 작게 보이는 첫 번째 조망터이다.
수치상으로는 미세먼지가 보통단계인데, 시계는 아직 희미하다.
보문산 시루봉 능선만이 그런대로 윤곽이 드러났다.
식장산 정상 표지석(598m) 앞에 도착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태극기가 겨울바람에 힘차게 펄럭인다.
기온은 낮지 않은데, 장갑을 벗으니 손이 시리다.
멀리 금산 서대산이 든든하게 보인다. 그 앞으로 대전둘레산길 능선이 겹겹이 쌓여있다.
능선 아래에는 하얗게 쌓여있는 눈이 그대로이다. 시기적으로도 아직 1월 초인데, 겨울은 겨울이다.
해돋이 전망대에서 계단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면, 헬기장이다.
내려오는 계단에도 눈이 쌓였었는데, 헬기장은 한 겨울이다.
헬기장에서 돌아 나오면, 식장산 해돋이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식장루에 올라섰다. 대전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대청호가, 왼쪽으로는 보문산 능선이 펼쳐졌다.
미세먼지를 멀리 떠나보내려면, 밤새 강한 바람 불어야 할 것 같다.
오후 4시 30분이다. 어디로 내려가야 할까. 세천공원까지는 4㎞가 넘는다.
전망대를 뒤로 하고 조금 내려와 보니, 인도와 도로 위는 하얀 세상이다.
일몰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아있다.
눈길을 걷자니, 위험할 거 같아서, 출발한 지점으로 다시 하산하려 발길을 돌렸다.
최단 코스로 올라갔으니, 내려가는 길은 시간이 얼마 소요되지 않았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있다. 나무 가지 틈새로 잠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식장산 최단 코스로 올라가는 길에 고산사와 식장사가 있다.
고산사에도 해는 지고 저녁 시간에 적막함이 가득하다.
절 앞에 서서 해가 서산으로 모습을 감출 때까지, 하루를 마치는 인사를 주고받았다.
고산사에서 대성동 삼거리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한적한 길 위를 여유 있게 천천히 내려섰다.
대성동 삼거리에 있는 고산산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서쪽 하늘 저녁노을 붉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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