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성, 문화재 가는 길
대전 오월드 입구에 회전교차로가 있다. 왼쪽으로는 오월드로 갈 수 있고, 오른쪽 방향은 언고개 오르막 길이다.
고개를 넘어서면, 왼쪽에 바로 보문산교통광장이 있다. 넓은 교통광장에는 주차 중인 차들이 많이 보인다.
보문산교통광장은 뿌리공원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이기도 하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조금만 내려서면, 방아미다리를 건너 뿌리공원이다.
광장 안으로 들어서면, 나지막한 뒷산으로 오르는 길 옆에 문화재 가는 길 안내판과 대전둘레산길 12구간을 소개하는 게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정성까지 거리도 가까워서 왕복으로 산책해도 편안한 코스이다.
오늘은 사정성을 지나 반대편으로 내려가서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계단을 몇 개만 올라서면, 나뭇잎이 쌓여있는 평평한 길 이어진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정자, 장수정이다. 정자 앞쪽은 유등천 아래로 낭떠러지이다.
이곳은 뿌리공원 전경과 공원 뒷산인 만성산(침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조망터이다.
뿌리공원을 조망하고, 장수봉 표지석이 있는 곳을 지난다.
표지석에는 해발 125m라고 적혀있다.
높이가 낮은 야산이라 정상을 따질 것도 없지만, 가장 높은 곳에 세우지 않고, 오르는 길 옆에 설치되어 있다.
장수봉을 넘어서면, 첫번째 이정표가 보인다.
대전둘레산길12구간이 표시되어 있다. 뿌리공원으로 내려가는 계단길 이어진다.
두 번째 이정표는 한국효문화진흥원으로 내려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가는 길 오른쪽 아래로 관음암이 있다. 약간의 오르막길 시작되지만 곧 평탄한 길이 나타난다.
여름이면 사방이 울창한 숲이었을 텐데, 우뚝 솟아있는 나무들 모두 홀가분한 모습이다.
이곳이 사정성 터였음을 안내하는 작은 표지판 하나만이 나무 기둥에 매여있다.
그리고 주변에 쌓여있는 여러 개의 돌무더기만 남아있다.
나무 기둥 표지판에는 무슨 설명이 있을까.
산성마을신문에서 작은 의미를 부여한 듯하다.
사정성 수호목, 한솔비타장군 나무
백제 동성왕이 한솔비타에게 사정성을 지키게 했다는 기록에 따라 산성마을신문에서 상수리나무로 수호목을 지정하여 동성왕의 뜻을 기리고자 한다.
성터가 있던 언덕 위에 진또배기(솟대)가 보인다.
겨울바람에 깃발은 펄럭이는데, 여러 개의 솟대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사정성의 진또배기는 마을의 평안함을 기원하고, 물 불 막아주고 있는 듯하다.
모진 비바람을 견디고, 다가오는 액운을 막아주며, 말없이 마을을 지키려 사정성과 주변을 한없이 경계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쉬었다 가라고 정자는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아니 언제든지 자유롭게 들어오라고 문을 아예 달지 않았다.
그러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가방을 벗어놓고, 서산 중턱에 걸려있는 햇빛을 넉넉하게 받았다.
정자 지붕 아래 걸려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았다.
"바르게 살자, 남을 배려하자, 서로 인사하자."
이대로만 살아간다면, 어디서든 자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관계를 편하게 할 것 같다.
서산으로 지는 해를 등 뒤에 지고, 내려서는 길이다. 내려가는 오솔길이 정겹다.
마지막 계단길이 질퍽거린다.
아직 봄은 멀리 있는 것 같은데, 얼었던 땅이 녹고 있다.
신발에 잔뜩 묻어있는 진흙 덩어리가 잘 떨어지지 않았다.
뿌리공원 앞산, 장수봉 능선 위에 사정성으로 가는 길이 있다.
거리도 짧고 평평하여 누구든지 편하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이다.
성은 보이지 않고, 터만 남았지만, 오래전에 있었던 멋진 사정성을 마음속에 그려보며, 걸을 수 있다.
'멋있는 산행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전 월평공원이 품고 있는 것 (6) | 2023.01.13 |
|---|---|
| 대전 동구 능성 위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8) | 2023.01.11 |
| 대전 최고봉 식장산, 최단 코스로 올라 간 겨울 풍경 (13) | 2023.01.08 |
| 2022년 산행 7대 장면,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의 장소 (20) | 2022.12.31 |
| 12월 계룡산 산행, 관음봉에서 은선폭포 보고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 (8) | 2022.12.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