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둘레산길5구간을 걸을 때, 능성을 지난다. 목적지인 계족산으로 바삐 가야 하기에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그 후로 몇 번 능성을 올라와 보니, 조망이 참 좋다. 산 높이도 그리 높지 않아서 누구든지 여유 있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능성 가는 길
오늘은 우암사적공원에서 시작하여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능성을 가려고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가장 편리한 시내버스는 311번이다.
동아마이스터고 버스정류장 다음인 우암사적공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했다.
우암사적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가 왼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로 향했다.
돌들이 쌓여있는 중앙에 큰 나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완전히 고목으로 변했다.
한 동안은 지나는 사람들에게 이정표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세월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고, 자연의 순리에 순순히 따라서 서서히 흔적을 지우고 있다.
나지막한 오름길 고개에도 돌들이 쌓였다. 돌들을 쌓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두 개도 아니고, 무더기 모습이 되려면, 오랜 시간이 지났을 것이다.
고개 옆에 있는 의자에서 잠시 앉았다. 산을 오르는 분들, 약수터에서 물통을 들고 내려오시는 분들이 보인다.
연세 들어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녹색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가득 채워서 내려가신다.
산 위에서 플로깅을 하신 듯하다.
능선 길은 넓은 고속도로 수준이다. 낙엽이 많이 쌓여있어 걷기 편하고 소나무 잎도 수북하다.
이 능선길은 대전둘레산길 5구간이다. 능성까지 둘레산길 따라서 걷고 있는 중이다.
평평하고 편안한 길 걷다가 나지막한 언덕 오름길이 나타난다. 오늘 목적지인 능성이 있는 터이다.
이곳에 도착 전에 운동기구 있는 장소, 두 곳을 지났는데, 능성 주위 공간에도 여러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오늘 능성에서 사용해 본 유일한 운동기구는 거꾸리이다. 참, 오랜만에 몸을 거꾸로 세워보았다.
허리를 늘어트려주니, 시원하고 편안했다.
능성을 소개하는 표지석과 안내판도 보인다. 성은 무너져 내려 터만 남아있는 능성은 어떤 시대의 성일까.
가양동 뒷산을 지키고 있던 능성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능성(陵城)
가양동 뒷산 비름들 고개 위에 돌을 쌓아 만든 산성으로 성 둘레는 약 300m 정도이다.
성벽에는 동문과 남문터가 있고, 동쪽과 남쪽 성벽에는 치성의 흔적이 일부 남아 있지만, 성벽의 대부분은 무너져 내려 원래의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다.
성내에는 백제시대의 토기 조각이 일부 발견되었다.
동쪽 성벽에 남아있는 치성의 흔적으로 보아 동쪽에서 침입해 오던 신라를 감시하기 위한 성으로 추정된다.
능성에서 볼 수 있는 것
능성 주위에도 나무들이 우뚝 자라고 있어서 동쪽 방향은 조망이 좋지 않다.
대전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서쪽 방향은 탁 트여있어 멀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우선, 대전의 최고봉인 식장산이 보인다. 능성에서는 식장산 뒤로 연결된 능선까지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시계방향으로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대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문산 능선이 양쪽으로 팔을 펼친 듯,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서쪽으로는 대전 시내 멀리 계룡산 능선이 구름에 가려 희미하다. 계룡산 능선 앞 오른쪽으로는 갑하산, 신선봉, 우산봉이 손에 손을 잡고 있는 듯 이어가고 있다.
능성에서 이어진 능선 길을 걸으면, 오른쪽 살짝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계족산 봉황정이다. 대전둘레산길5구간의 목적지이기도 하다.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서 몇 발짝 내려섰다. 서산에서 비쳐주는 햇빛에 능선 모습 선명하다.
옥천군 군북면에 있는 대청호오백리길 7-1구간인 환산이다.
대청호도 나무도 가려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능성에서 내려오다가 대청호 모습을 나무들 틈새로 잠시 들여다보았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 가기 시작한다. 능성에 저녁 바람이 차게 느껴졌다.
모자와 귀마개를 쓰고, 장갑도 착용했다.
오늘은 해가 수줍은 듯, 구름 뒤에 숨었다.
희미하던 계룡산 능선이 저녁노을에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능성에 있는 바위틈으로 잠시 서쪽 하늘을 담아 보았다.
능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하늘을 바라보니, 더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다시 출발한 장소인 우암사적공원 입구로 내려왔다.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인 능성을 돌아보고, 시내버스 311번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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