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가 흐르는 녹색길 "
▷ 며칠 여름 날씨처름 후덥지근하다.
가을 날의 선선함이 느껴져야 하는데 오늘도 습도가 높은 모양이다.
친구와 9시에 와동 현대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만났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후 몇 분지나서 장동2구행 74번 버스로 환승했다.
대한통운 종점에서 출발하는 74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40분이다.
운행거리는 9㎞이며 총 운행시간은 30분밖에 되지 않는다.
장동산림욕장 입구를 지날 때, 자동차가 주차장은 물론이고 도로 옆으로 꽉 차있다.
계족산 황톳길을 걸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것 같다.
◇ 오늘 걸은 길 : 계족산 뒷마을, 산디마을 길
- 이동방법 : 74번, 대한통운 종점↔장동2구
- 이동경로 : 산디마을 버스 종점→임도 삼거리→대전둘레산길 6구간 만나는 지점→죽림정사 방향 임도→대한통운 버스정류장
- 이동거리 : 7.92㎞
- 이동시간 : 2시간 51분
▷ 버스 종점에 도착했다.
표지판에 산디마을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산디마을(산뒤, 산북)에 산디는 계족산 동북쪽, 성재 서쪽 아래, 앞산 바로 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계족산 뒤에 있는 마을이라서 산디 또는 산북이라고 한 것에서 유래한다.
계족산 북쪽 골짜기는 좁고 길어서 장동 계족산에서부터 용호동 하용호에 이르므로 열두 산디라고 한다.
이는 계족산 뒤의 골짜기에 열 두 개의 마을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중에서 계족산 골짜기 가장 위쪽에 있는 마을이 바로 산디마을이다.
산디 마을의 모습은 마을의 모습이 계단식으로 한층 한층 올라가면서 지어서 벌집처럼 생겼다 하여 ‘벌터’라고도 한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 있는 할아버지 탑과 할머니 탑 앞에서 매년 탑제를 지내며, 음력 10월 3일에 가을걷이가 끝나면 산신제를 올린다.
길옆에 '스토리가 흐르는 녹색길'이라고 써있는 표지판 서 있다.
왼쪽으로 계족산성이 손 닿을 듯하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산디로를 따라 용호천을 건너는 다리까지 걷는다.
햇볕이 강해 우산을 쓰고 걸었다.
오늘은 어떤 스토리가 이어질까 궁금하다.
▷ 임도 삼거리 가는 길
계족산 황톳길에 임도 삼거리가 있다.
이 길은 임도 삼거리 바로 전에 황톳길과 만나게 된다.
나지막한 길 옆으로 메타세쿼이아 나무 우뚝 솟아있다.
동행한 친구는 책을 많이 읽고, 독서회 활동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책을 출판하기도 했으니 작가이다.
가는 길에 칼 에드워드 세이건이 쓴 소설 'contact'에 대해 들려 주었다.
외계인뿐만 아니라 식물, 죽은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주인공이 가장 어려운 대상은 산 사람이라고 했다고 한다. 한바탕 크게 웃었다. 웃음 속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들은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다.
다음에 또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스토리를 기대하며 발길을 이어간다.
▷ 사람 사이의 소통이 왜 어려울까?
가족, 친구, 동료 간에 오해가 생기는 것도 흔하게 일어난다.
말 한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할 때도 있다.
각자 처한 상황, 생각과 가치관에 차이가 있으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대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자고 생각하는데, 행동이 쉽지 않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되새겨본다.
오늘은 황톳길을 걷지 않고 죽림정사 방향 임도를 따라 걸었다.
이 길은 벚나무가 무성하다. 황톳길 걷는 사람 수보다 훨씬 적지만 여러 명을 마주쳤다.
대전둘레산길 6구간과 만나는 지점 지나니 연축동 골짜기 내려다 보인다.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게 보인다. 연화사 있는 곳까지 숲길 이어진다.
연화사 아래 죽림정사가 있다.
봉황정을 오르는 이정표도 보인다. 이 곳부터는 다시 우산을 쓰고 걸었다.
민가 울타리에 붉은 맨드라미 꽃 절정이다.
계족산 뒷마을, 산디마을 길에서 스토리가 흐르는 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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