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어나 보다.…"라고 시작된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던 국화축제는 11월 초인 지금, 서서히 종착지에 도착한 듯하다.
국화꽃 향기 맡으며 거닐 던 기억
누구나 한 번쯤은 활짝 핀 국화전시회나 축제장을 찾아가 보았을 것이다. 공원 곳곳에서 그리고 화단 가에서 노랗게 핀 국화는 맘껏 멋을 부리며 방문객들에게 진한 향기의 선물을 풀어 놓았다.



자연스레 뿜어 나오는 향기는 그리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은은한 향기는 적당하게 간을 맞춘 음식처럼 코끝을 즐겁게 만들었다.
가을 단풍이 물들 듯, 노랗고 붉은 작은 국화 송이로 감싼 터널을 지날 때는 온통 꽃으로 덮인 꽃길이기도 했다. 국화꽃들이 활짝 핀 모습을 이리저리 바라보며 웃고 또 웃었다.


벌과 나비가 춤을 추며 즐거워할 때, 어린아이들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손을 잡고 예쁜 국화꽃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국화 앞에서 폼을 잡았다.
국화 옆에 혼자서 또는 여럿이 서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활짝 핀 국화꽃만큼이나 뒤질세라 최대한 멋진 포즈를 취했다.


가을이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예쁘던 국화꽃도 서서히 색깔을 잃어간다. 라일락만큼이나 진했던 국화 향기도 멀리 날아가 버렸나 보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햇빛이 반짝이던 가을날, 활짝 폈던 국화는 세상을 아름답게 했다. 국화 터널 아래를 거닐 때, 향기가 더해졌다.
이제 한 장의 멋진 추억을 남기고 가을이 떠나간다. 다시 내년 가을 이맘때를 기다리며, 국화 향기를 멀리 날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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