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가 남기고 간 선물
천변 넓은 둔치는 늘 초록빛으로 물들여졌다.
무성했을 풀들은 단정하게 깎인 후, 다시 파릇하게 잘도 자란다.
넓게만 보였던 둔치 위의 파란 하늘은 그 끝을 가늠할 수가 없다.
초록빛 둔치를 덮은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하얀 구름 둥실둥실 떠간다.
물길 따라 이어진 천변 산책로에서도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파란 하늘은 가을 소식을 한가득 품고 조금씩 풀어놓은 기세다.
가을장마에 유등천 수량은 훨씬 풍부해졌다.
풍부해진 수량은 마음까지 넉넉하게 만든다.
가을장마가 지나간 자리에 파란 하늘이 남았다.
가을장마는 충분한 수량과 여유 있는 마음을 선물하고 떠났다.
반대편으로 건너 다니던 돌 징검다리는 오래전부터 잠수 중이다.
내일쯤이면, 징검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가을 하늘 아래 냇가 흐르는 힘내어 더 빠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저 하늘 위에서 가을 소식 풀어놓기 시작하면, 더 풍요롭게 될 것이다.
물가에서 냇물과 사이좋게 지내던 갈대들
쑥쑥 자라서 고개 들고 바라봐야 한다.
갈대는 지금도 예쁘게 보이지만
진한 녹색 빠져 고개 숙일 때, 그 멋이 더 깊어져 간다.
가을 햇빛이 편안하게 느껴졌을까.
천변 버드나무 무장해제 하듯 모든 가지들 아래로 축 늘어트렸다.
어디서 불어오는지 가을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늘어트린 버드나무 가지 시원한듯 살랑 거린다.
천변에서 둑방길로 오르는 계단 옆에 반가운 꽃 활짝 피었다.
활짝 열린 파란 가을 하늘에 때맞춰 코스모스도 정겹게 다가온다.
가을이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가을 하늘 즐거운 이야기 풀어 놓으려 한다.
양팔 벌려 가을이 주는 선물을 받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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