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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일상

시골 들판에서 바라 본 가을 하늘과 구름

by 워~워~ 202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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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판 풍경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어젯밤부터 불어오던 강풍은 그 기세를 꺾지 않고 아침까지 이어진다.

 

약하게 가을 하늘을 뿌리던 비는 그치는가 했더니 갑자기 강풍에 휩쓸려 왔다가 사라진다.

비닐하우스 지붕을 때리는 소나기 소리는 요란하기 그지없다.

 

가을-들판
가을 들판
호박
밭을 지키는 호박

 

산능선을 넘고 냇가를 지난 강풍은 힘을 더해 간다.

튼튼하게 박은 비닐하우스 지주대가 뽑혀 뒤집혀진 모습이 보인다.

 

호박덩굴은 말라 비트러진지 오래고 상품 가치를 잃은 호박은 농부의 눈밖을 벗어나 뒹글고 있다.

가을비를 몰고 온 강풍에도 땅 깊숙하게 뿌리를 박은 무우는 끄떡하지 않고 주인의 발자욱 소리를 기다린다.

무우
수확 앞둔 무우

가을하늘 무대에서 춤추는 구름

내일 시장에 나갈 무우를 뽑아 큰 비닐봉지에 담는다.

같은 시기에 심었을 텐데, 크기는 제각각이다.

 

큰 무우는 큰 것끼리 작은 무는 작은 것끼리 끼리끼리 모은다.

그리고 가지런히 시장 나갈 준비를 마친다.

 

무우 옆에서 자라고 있던 쪽파도 뽑혔다.

흙이 잔뜩 묻은 뿌리는 쑥딱 잘려나간다.

 

쪽파 하나하나를 손으로 잡고 깨끗하게 다듬는다.

하얀 속살을 드러낸 쪽파는 박스 위에 가지런히 올려졌다.

 

한참을 앉아 일하면 자리가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자세를 이리 저리 바꿔봐도 불편함은 여전하다.

 

일어서서 기지개를 켜고 허리를 돌려본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마을 뒷산을 바라본다.

 

뒷산-풍경
뒷산 먹구름
뒤산-구름
뒷산 구름

 

뒷산 위로 파란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먹구름도 강풍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먹구름 자리에 하얀 구름 자리 잡더니 이내 떠나간다.

파란 가을 하늘은 아주 높고 넓은 무대가 되었다.

 

구름은 넓은 무대를 충분히 이용하며 강풍과 함께 춤춘다.

순식간에 몰려왔다가 더 넓은 무대로 사라진다.

 

어느 시골 들판에서 파란 가을하늘과 구름을 한동안 바라본다.

춤추는 구름을 바라보며 하늘 멍했다.

 

뒷산-구름
뒷산 하늘과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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