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또다른일상

보문산 등산로 옆 나무 기둥에 적힌 한 마디, "보이지 않는 길을..."

by 워~워~ 2024. 9. 29.
728x90
반응형

자동차 다니는 넓은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걷다가 조금 좁아진 골목길 따라 걷는다. 골목길 옆 세워진 이정표를 따라 보문산 공원으로 올라섰다.

 

카메라에 담고, 마음에 새긴 글

 

뚱딴지꽃
뚱딴지꽃
활짝 핀 뚱딴지꽃

 

노란 뚱딴지(돼지감자) 꽃 옆을 기웃거리다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매우 짧은 거리임에도 이마와 등에 땀이 흘러내린다.

 

울창한 숲 속 나무 아래에서 기다리던 빈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힌다. 올라올 때는 바람이 없었는데, 숲 속 능선 길 나무 아래 의자에 앉으니 시원한 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온다. 

의자
의자
표지판
표지판

 

산 위에서 부는 바람 고마운 바람이다. 가을로 들어서면서 그늘 아래에서 느끼는 바람의 맛을 그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스쳐가는 바람결을 흡족하게 누리면서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가을 숲 속에서 선선한 바람을 넉넉하게 누리고서 일어서니, 의자 앞 나무 기둥에 적힌 글이 눈에 띈다. 등산로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이와 비슷한 말들을 많이 본 적이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맘껏 누리고 있어서일까.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전화번호와 함께 적힌 한 마디가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닿는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잣나무-숲
잣나무 숲
청설모
잣과 청설모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서 방금 보았던 글이 마음 속에 맴돈다. 울창한 숲 속을 바람은 거침없이 불어왔다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의 눈에는 선명하게 보이는 것일까. 나무가 우거진 숲 속은 한 낮임에도 어두워 보인다. 바람은 낮과 밤을 구별하지 않고 계속 길을 용케 찾아 분다.

 

인생길을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앞이 캄캄하여 보이지 않는 때를 경험한다. 길이 전혀 보이지 않고 마음은 어둠 속에 헤매는 때도 있다. 희망의 빛이 비칠 틈이 없는 시절도 보낸다.

 

어두운 숲 속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춘다. 그리고 바람결에 나뭇잎가 가지가 흔들거린다. 바람이 그렇듯, 사람이 걷는 인생길에도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보문산성에서 내려서 정상인 시루봉으로 가는 길에 잣나무 숲이 있다. 나무 아래 의자에 앉으니 무엇인가 툭 떨어진 소리가 들리더니, 잣나무 위에서 청설모 한 마리가 내려선다.

 

그리고선 떨어트린 잣열매를 물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지금부터 겨울에 먹을 음식을 저장하려는지 눈 마주칠 순간에 재빠르게 달아난다.

 

세수하는-곳
약수터 세수하는 곳
하늘다람쥐길-안내판
하늘다람쥐길 안내판
산책로
보문산공원 산책로

 

며칠 전 내린 비에 약수터 물이 더 풍부해졌다. 약수터 아래 세수하는 곳 물그릇은 콸콸 넘쳐 흘러간다. 팔뚝까지 물을 끼얹으니, 차가운 느낌이 속까지 시원하게 전해진다. 물은 계곡물길 따라 졸졸졸 흘러간다.

 

내려서는 길 중간쯤에 하늘다람쥐길 안내판이 보인다. 대전의 깃대종인 하늘다람쥐가 다니는 길은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숲속공연장으로 계속 내려선다.

 

보문산 공원 산책로엔 오래된 플라타너스 나무가 있다. 아직 푸른 빛은 나뭇잎은 깊은 가을 날 산책로 위에 수북하게 쌓일 것이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길이더라도 때가 되면 어둠은 걷히고 내일은 선명하게 길이 드러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멋있는 산행길] - 대전 보문산성 오르는 길에 펼쳐진 멋진 가을 풍경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