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늦은 오후, 따뜻하던 햇빛이 금세 사라진다. 유성 진잠천 둔치 산책로에 오가는 사람들 여럿이다. 햇빛에 단풍이 또렷하게 보이고 맞은편에 대전시립박물관이 기다린다. 3층 기획전시실로 올라섰다.
시립박물관 위치
-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안대로 38(상대동 488)
개관시간
- 하절기(3월∼10월) 10:00∼19:00
- 동절기(11월∼2월) 10:00∼18:00
관람료 : 무료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명절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나의 묘비명'에는 무엇을 새길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대전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야기는 '1. 망자를 보내다'., '2. 인생을 새기다', '3. 떠난 이를 그리는 마음' 세 가지 내용으로 전시되고 있다.
대전지석(代傳誌石), '돌과 흙에 새긴 삶'
- 기간 : 2024. 9. 12.(목)∼12. 1.(일)
- 장소 : 대전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
1. 망자를 보내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죽음'이라 할 수 있다. 부모님과 가족, 친구가 망자가 되어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기도 하고, 언젠가는 자신이 망자가 되어야 한다.
어찌 보면, 생로병사는 자연스런 삶의 과정이라 할 있을 것이다. 한 인간의 죽음 앞에서 그 어느 시간보다 더 엄숙한 예를 갖춘다.
사대부의 묘역에는 지상에 여러 석물과 묘비가 세워졌고, 지석은 상황에 따라 묻는 위치가 다르기도 하지만, 보통은 상석 아래, 광과 상석 사이에 매장되었다고 한다.
묘지명(墓誌銘)
- 죽은 이의 이름과 선조, 생전의 중요한 행적, 무덤의 위치 등을 쓴 글로, 앞의 내용만 쓴 글을 ‘묘지(墓誌)’, 뒤에 죽은 이를 그리는 시를 덧붙인 것을 ‘묘지명(墓誌銘)’, 글 앞에 이 글을 쓰게 된 서문을 쓴 경우 ‘묘지명 병서(墓誌銘 竝序)’라 한다.
지석(誌石)
- 묘지명을 검을 돌을 깍아 만든 사각판이나, 도자기를 구워 만든 판에 써서 무덤 안에 넣는 판을 ‘지석’이라 한다.
(출처:전시안내물)
2. 인생을 새기다
요즘은 자서전을 쓰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무엇인가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리라 생각된다.
한 사람의 삶의 흔적의 기록은 업적에 관계없이 모두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오래 전 이름도 없이 저 세상으로 떠난 한 분 한 분의 인생길이 그 어느 것에 못지않게 가치가 있게 다가온다.
지석의 형태는 시대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난다. 고려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대형 지석은 사라지고 조선시대에는 도자기 위주로 지석을 만들었다고 한다.
3. 떠난 이를 그리는 마음
종종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듣게 된다. 가족의 대표가 고인의 삶을 전하기도 한다. 살아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그리고 애도하는 마음을 나타낸다.
전시실 마지막 장소에는 종이 위에 나의 지석에 새겨질 내용을 적어보는 코스가 있다. 빈 공간에 어떤 내용을 적을 수 있을까. 삶을 되돌아보며 고개가 숙여지는 시간이 된다.
나의 지석이 만들어 진다면
어떤 이야기가 새겨져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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