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로 북적이는 마천대(878m)를 내려왔다. 다시 배티재로 돌아갈까 고민도 없이 수락계곡 이정표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서각봉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가는 도중에 방금 떠나 온 마천대를 되돌아봤다.
하얀 개척탑 아래에 많은 사람들 보인다. 케이블카 타는 옆 계곡에도 아직 단풍 남아있다. 서각봉 방향으로 가다가 수락계곡 방향 이정표 따라 내려섰다.
수락계곡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대둔산 앞 방향과는 대조적으로 사람들이 뜸했다. 간간이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빈공터에서 서각봉 방향 능선을 바라보며, 점심을 해결했다. 이제 내려가는 길이니, 힘들일은 없다. 다만, 미끄러져 넘어질 수 있으니 최대한 천천히 걸었다.
수락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에 갈림길 이정표가 있다. 수락 주차장으로 목적지는 같은데, 갈림길이다. 두 길은 수락폭포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만난다.
큰 차이점이라면, 군지 구름다리로 가는 길은 계곡을 따라가는 길이고, 오른쪽 방향은 능선을 따라가는 길이다. 석천암이라고 쓰여있는데, 중간 지점에서 다시 낙조대에서 내려오는 계곡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그동안 군지 구름다리 방향으로 여러 번 다녔기 때문에 오른쪽 방향 길로 향했다. 능선 따라 내려가는 길은 넓고 큰 암벽이 많이 있다.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넓은 암반 위에 중심을 잡고 있는 소나무가 보인다.
다정하게 올라오고 있는 노부부를 만났다. 인사를 건네니, 정상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으신다. 고개를 들면, 마천대 개척탑이 보이는 곳이었다. 손으로 개척탑을 가리키며, 거의 다 왔다고 했다.
내려오는 길 오른쪽 방향으로는 낙조대에서 길게 내려선 능선이 있다. 암벽이 많이 보인다. 왼쪽 방향은 서각봉에서 내려선 능선인데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지금 신고 있는 등산화는 바닥이 많이 달았다. 새 등산화를 구입해서 몇 번 신고 다녔는데, 오늘은 오래된 등산화를 신고 왔다. 이제 미련을 버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미끄러운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오래 신고 다닌 것에 대한 애착이 있어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좀 더 신고 다니려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 산행 길이 될 줄은 몰랐다.
마음으로 등산화와 마지막 작별을 했다. "그동안, 덕분에 오랫동안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구나. 고마웠어. 안녕." 안전과 편안함을 위해서 좋은 등산화가 필요하다. 신고 있는 등산화에 대한 정과 고마움이 느껴졌다.
조망이 트였다.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가 월성봉이다. 능선길에 암벽이다 보니, 계단 길도 많다. 오래된 철계단 아래로 까마득하게 보인다. 그나마 계단을 만들어 놓았으니, 이렇게 다닐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 많이 내려왔다. 나무로 울창하여 보이지 않던 석천암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낙조대에서 흘러내린 암벽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동네와 멀리 떨어져 있는 외딴집처럼 보인다.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물 흐르는 소리 이외에는 들리지 않을 것 같다. 이 지점 도착하기 전에 능선 길에서 석천암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었다. 수락계곡에도 마지막 단풍 모습이 될 것 같다.
능선으로 내려오는 길은 끝났다. 수락폭포에 도착했다. 여름에는 폭포 물소리가 계곡에 시원하게 울렸는데, 가을 가뭄에 곧 물 끊어질 듯하다. 수락폭포로 들어오는 계곡은 데크로드처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대전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수락리 버스 종점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길 양쪽으로 서 있는 단풍나무에 아직까지 단풍이 남아있다. 주차장으로 갈수록 붉은 단풍이 그대로 살아있다.
14:27, 수락리 버스종점에 도착했다. 산행을 마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곧 출발하는 버스가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시간을 확인해보니 7분 전인 14:20 버스는 떠난 상황이다. 기다리시던 분들이 일어서더니, 다른 버스를 타려는지 걸어서 이동한다.
다음 버스는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흔하게 있는 일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제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졌다. 15:00시에는 논산으로 가는 버스가 먼저 출발했다. 1시간이 흘러서 대전을 출발한 버스가 들어온다.
15:35, 대전 서남부 터미널행 21번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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